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24일 반도건설 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반도건설은 현재 보유한 8.2% 지분 의결권을 모두 인정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했다. 이번 판결로 3자 연합은 반도건설 8.2% 지분 중 3.2%를 제외한 5%의 지분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법원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그룹 명예회장을 요구했다는 한진칼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주장에 대해 반도건설은 단순 의견 전달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영향력 행사의 목적이 배제된 단순한 의견 전달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판결로 인해 조원태 회장 퇴진 등을 비롯한 경영진 쇄신을 외친 3자 연합이 오는 27일 진행되는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사내에서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법원 판결도 조 회장에게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판결에 따라 인정되지 못한 3.7%의 지분은 조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갈등은 지난달 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달 6~7일 열린 한진칼·대한항공 이사회에서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이 주도한 호텔·레저사업 구조조정을 발표, 해당 분쟁은 더 심화했다.
조 회장은 당시 한진칼 이사회를 통해 조 회장은 미국 LA에 있는 월셔그랜드센터, 인천 그랜드 하얏트 인천 사업성을 검토한 뒤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 여부를 정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 이사회에서는 경복궁 근처 서울종로구 송현동에 있는 3만6642㎡, 건물 605㎡ 매각과 인천시 중구 을왕동에 있는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시행을 발표했다. 해당 매각은 올해 완료할 방침이다.
특히 송현동 부지는 조 전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호텔 사업의 핵심이다. 이곳은 7성급 한옥 호텔을 추진한 곳으로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황 사건이 발생한 이후 건립이 무산된 바 있다. 대한항공이 사업 효율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조 전 부사장 압박 카드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이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