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장: 그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임권택 감독, 홍상수 감독, 이만희 감독, 신상옥 감독 등도 주옥 같은 작품을 만들어 해외영화제에서 수상을 많이 했지만 할리우드로 진출하지는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컨설턴트: 언론 보도를 보면 기생충 신화의 성공요소로 높은 영화완성도, CJ의 홍보, 이미경 부회장의 할리우드 네트워크로 추려지는데 그 중 이미경 부회장의 할리우드 인맥 네트워크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봐요. 그리고 의미 있는 것은 영화인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공포를 이겨낸 계기가 되었겠죠.
이부장: 할리우드에 대한 공포라니요?
컨설턴트: 1988년 9월, 할리우드 영화 ‘위험한 정사’가 상영되던 극장에서 뱀이 발견되었는데 미국 영화 직배 반대투쟁을 하던 정지영닫기정지영기사 모아보기감독이 갖다 놓았어요. 직배반대 투쟁은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으로 발전했고 봉준호 감독도 선봉에서 2006년 3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를 했어요. 한국 영화인들에게 ‘할리우드’는 언제나 괴력의 상징이었죠
이부장: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컨설턴트: 그런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영어 콘텐츠만 소비하여 자막 보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북미 지역 영화관객들의 심리적 장벽을 넘어 미국 아카데미 4관왕, 미국 골든 글로브상(외국어영화상), 전미 비평가협회상(작품상, 감독상), 미국 작가 조합상(각본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어내었으니 대단한지요.
이부장: 이미경부회장의 인맥네트워크이 만들어진 과정과 기여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컨설턴트: 이 부회장은 CJ가 1995년 미국 에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 설립에 3억달러를 투자할 당시 핵심역할을 하며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한 할리우드 핵심인사들과의 관계를 다져왔어요. 2017년 6월에는 오스카상 후보작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 경영진 파트에 신규회원으로 위촉되었고 지난해에는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의 ‘아카데미박물관’의 7명의 이사진 중 한 명으로 선임되었죠.
이부장: 할리우드 핵심네트워크로 진입했군요
컨설턴트: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회원 8천여명의 투표를 통해 후보작과 수상작을 선정하기 때문에 홍보 전 역할이 무척 중요해요. 작품이 성공하는 것은 흥행 면이든 평가 면이든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동일화’의 시점을 얻어 내느냐에 달려있는데 저건 내 얘기야, 우리 얘기야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록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이죠. 영화예술아카데미 회원 중 백인의 구성비율은 84%로 유색인종이 만든 영화에 대한 편견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봐요
이부장: 사실 ‘기생충’이전에는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외국 영화가 한번도 작품상을 탄 적은 없었죠.
컨설턴트: 그래서 이미경 부회장은 20년 이상 할리우드에 한국영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오피니언 리더 대상 ‘기생충’ 타겟 시사회를 통해 북미에 입 소문이 번지도록 유도했어요. 빅마우스 역할을 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마음을 잡는 전략이었죠. 나는 이미경 부회장이 할리우드로 가는 고속도로를 놓았다고 평가해요
이부장: 고속도로는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 이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마더’에서 재능을 알아보고 서포터즈가 되었어요. ‘마더’가 프랑스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자 직접 칸까지 날아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인맥을 활용한 홍보활동을 펼쳤어요.
그리고 미국 엔터테인먼트 생리에 대한 자신의 지식과 수십 년 인맥을 총동원하여 오스카 프로모션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만든 것인데 앞으로는 좋은 작품만 만들면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덜게 된 것이니 고속도로라고 불러도 되겠죠!
윤형돈 인맥관리 컨설턴트(기부링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