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헬스케어회사 ‘박스터’가 매년 전 세계 직원들에게 하는 설문에는 이런 문항이 있다.
“내 직속상사는 나를 인간적으로 대하는가(My direct manager cares about me as a person)”. ‘인간적으로 대하는가’를 가늠하는 잣대는 “잘 듣는가”이다. 윽박지르는 리더십 말고 어루만져 함께 가는 리더십이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퇴직 후에도 이어진다.
국내 기업 중 임원 되기가 가장 어려운 곳은 은행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임원비중은 전체 직원 중 1%, 현대자동차는 0.7%로 나타나지만, 은행의 경우는 0.4%이며 임원의 반을 차지하는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0.2%에 불과하다.
그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70년대에 고졸사원으로 입행하여 KB국민은행 부행장과 KB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역임한 김한옥 대표는 고졸신화의 상징이다.
지점장시절에는 직원들과 부부동반 저녁모임을 정례화하여 인간적인 소통의 자리를 만들고, 참석한 직원 부인들에게는 항상 직원들을 칭찬하며 가장으로서 위신을 세워주었다. 고객에게 담당직원을 소개할 때에는 직원의 전문성을 강조하여 고객의 신뢰를 얻으면서 직원의 자존감을 높여주었다.
김한옥 대표는 퇴직 후에도 현직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존중으로 형성된 직장 선후배와 고객들과 인간관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공감하려면 ‘충조평판’ 날리지 말라.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의 줄임 말이다. 한국 사람의 전문분야다. 정박사는 “사람 마음은 외부에서 이식된 답으로는 정돈되지 않는다. 스스로 찾은 답만이 마음에 스민다. 공감자의 역할은 상대가 자기의 마음을 또렷이 볼 수 있게 ‘심리적 조망 권’을 확보하도록 귀를 여는 것”이라고 했다.
헤겔도 그랬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마음 안쪽에 달려있다”. 상대가 스스로 마음 안쪽에 달린 문을 열고 나올 때까지 듣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했다.
윤형돈 인맥관리 컨설턴트(기부링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