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원대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중단해 논란을 빚은 라임자산운용이 이번엔 국제적 금융사기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과 라임자산운용에게 대출을 해준 신한금융투자가 투자 자산의 부실 여부를 인지하면서도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따른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글로벌 ‘폰지 사기’에 휘말린 것으로 드러났다. 폰지 사기란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일종의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IIG는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헤지펀드 STFF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표적인 폰지 사기 수법을 이용해 기존 헤지펀드의 손실을 숨기고 추가 투자를 받아 투자금을 메운 것으로 알려졌다. IIG의 헤지펀드는 이미 지난해 말 투자자산이 디폴트 상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인 채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한 것이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모은 2436억원과 신한금융투자에서 대출을 받은 3500억원을 합쳐 약 6000억원 가량의 무역 금융펀드를 설정·운용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 가운데 약 40%인 2400억원을 STFF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기존 고객의 환매 요청에는 신규 투자금을 동원해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10월 2차로 환매를 중단한 무역금융펀드가 2400억원대의 대규모 손실을 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는 손실이 나면 일반 투자자가 우선 떠안는 구조여서 개인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과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역시 미국 헤지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국내 투자자에 판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이 올해 상반기 무역금융펀드 지분을 IIG에서 싱가포르 회사로 바꾸기 시작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면서 운용을 한 것인지, 아니면 이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밝혀 투자자를 기만했는지 살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이러한 내용을 고지하지 않은 채 건실한 해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자금을 모았다면 사기 요소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이를 판단하기 위해 검찰수사를 의뢰 중”이라고 전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