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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의 예견된 홍콩인권법 서명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1-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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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트럼프의 얼굴+젊은 시절 실베스타 스탤론의 몸,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윗

이미지: 트럼프의 얼굴+젊은 시절 실베스타 스탤론의 몸,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윗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나는 홍콩의 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적인 최대 규모의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다. 우리는 홍콩과 함께 서 있어야 하지만, 나는 시 주석과도 함께 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에 했던 발언들이다. 미국 상·하원에서 홍콩 인권법을 압도적으로 찬성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들은 '혹시나'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시간으로 28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의회의 절대 다수 입장과 보조를 맞춘 것이다.

■ 의회 압도적 찬성 따라 트럼프 홍콩 인권법 서명

홍콩인권법은 미국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하는 법안이다. 투자, 무역, 비자 등의 사안에 있어 기존법에 의거한 특별 대우가 합당한지 검토한다.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치권을 위협한 것으로 판단할 경우 미국 정부는 홍콩에 대한 특별 대우를 철회할 수 있다. 홍콩 자유를 침해한 사람들에겐 미국 비자 발급 금지와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상원은 하원에서 올라온 법안을 수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다음날인 20일 하원은 상원이 수정한 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최근 무역협상 과정에서도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눈치를 적지 않게 본 만큼 서명 이후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노력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홍콩 시민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법안에 서명했다"면서 "중국과 홍콩 지도자와 대표 들이 장기적 평화 및 번영을 위해 우호적으로 이견을 해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인권법에 대한 미국 의회의 압도적인 지지 뒤엔 중국의 반발이 예비돼 있었다. 또 중국이 늘 홍콩 문제를 '중국 내부의 문제'라면서 다른 국가들의 간섭에 대해선 경고해 온 만큼 세계 최강 미국 외엔 입을 떼는 게 쉽지 않았다.

중국에선 일단 외교부 부국장이 먼저 총대를 멨다.
리지앤 자오 중국 외교부 정보국 부국장은 2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홍콩 인권법 서명은 완전한 깡패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다른 국가를 이용하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면서 "늘 원할 때마다 관세를 높이고 달러화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며, 일방적 제재를 부과하고 사법권도 확대하려 든다"고 했다.

■ 시장에 안잔선호 약간 부각됐지만, 서명은 예견됐던 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사실이 알려진 뒤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되면서 달러/엔 환율이 속락하고 미국 주가지수선물이 0.4% 가까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도 상승 출발하고 주가지수도 초반 밀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채권가격은 다소 오름폭을 키워보기도 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번 일이 예견돼 있던 사안이라면서 향후 중국의 반발 강도 등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A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트럼프는 자신의 입지를 위해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의회 눈치도 봐야 하고 중국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안에 대해 퇴짜를 놓기는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트럼프 서명이 미중협상에 악재라는 의견이 많은데 이미 예상된 수순으로 해석하는 것 같다"면서 "오늘 채권이 약간 강하게 시작하는 정도의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안전자산선호로 상승 출발한 달러/원의 오름세도 제약되고 있다.

C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트럼프의 홍콩 인권법 서명은 시장에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라며 "시장 파괴력이 큰 사안은 아니나 미중 무역합의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 시장 분위기가 리스크오프로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 트럼프 서명과 미-중 힘겨루기..이제 중국 공세 속 중국이 좀 유리해질까

미-중 무역협상 초기엔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셌다. 힘으로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느낌도 줬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지난 시점부터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지금은 어느 일방이 힘의 우위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양보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트럼프가 중국의 내정에 대한 간섭을 '확인'한 만큼 중국 측의 심기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이 어느 수준으로 공세를 높일지 주목된다.

허인닫기허인광고보고 기사보기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19년 상반기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주도했다. 지적재산권 문제 개선, 농산물 구매 확대 등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8월 전후로는 중국이 먼저 미국에 대해 관세부과를 결정하면서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온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23일 중국의 대미국 관세 부과결정 이후 미국도 보복관세로 들고 나왔다. 당시 시장에선 중국의 자신감을 확인한 뒤 이제 시 주석에게 더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추론이 많았다.

허 연구원은 "올해 9월 이후엔 중국이 미국에 좀더 양보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형성됐다. 미,중이 비슷하게 주도권을 갖는 상황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홍콩 인권법 서명은 다시금 중국의 주도권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국민 표심을 얻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무역협상, 홍콩인권법 등 어려 변수들 사이에서 이해득실을 따져야 했다. 향후 중국 당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봐야 한다.

중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과 관련해 예정된 수순처럼 내정간섭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보복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서명을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시진핑 주석이 어떤 입장으로 나올지 봐야 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실베스타 스탤론의 몸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를 리트윗해 호사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자신을 지지하는 액션영화 전설 스탤론의 몸과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를 노출, 대내외 이슈와 관련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려는 것 아닌가 하는 추론들이 일기도 했다.

사진: 트럼프 대통령 트윗에 달린 합성 이미지들

사진: 트럼프 대통령 트윗에 달린 합성 이미지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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