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전 세계는 유니콘(1조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되는 비상장기업을 부르는 별칭)이라는 특이한 단어에 열광하고, 미래 산업의 주도는 이들 유니콘에 의해서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필자 역시 그 생각에 상당부분 동의하며, 직방(부동산 O2O), 컬리(새벽배송), 무신사(패션 플랫폼), 빅히트(BTS), Tantan(중국 데이팅앱), 툴젠(유전자가위) 등 필자가 투자결정한 국내외에서 유명한 다양한 잠재 유니콘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고 만나는 것이 일상인 필자 생각에, 한국에는 성장 폭발력을 가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많다.
한국이라는 크지 않은 시장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창업가 집단, 뛰어난 기술과 사업모델들이 있는 곳이 한국이다.
그럼,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할까? 스타트업들의 핵심 성공요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벤처캐피탈리스트 입장에서 표현한다면,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 스타트업들이다).
첫 번째, ‘창업자가 누구이며 핵심 창업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가 핵심 성공요인이다. 사업설명회에 참석하여, 창업자가 자신과 팀의 배경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시작하면, 일단 보수적 생각이 앞서고 실제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은 누가 창업을 주도했으며, 어떻게 창업팀이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확연히 달라진다.
최근에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한번 성공을 경험한 창업가들의 연속적 창업 시도를 만날 수 있다. 뛰어난 창업가와 창업팀(핵심 창업팀은 3-4명으로 구성)의 존재여부는 스타트업의 가장 핵심적 성공요소이다.
최근 투자 결정한, 20대 후반과 30대의 준비된 젊은 창업자와 핵심 멤버들은 사업계획에 적합한 창업팀들이었으며, 무척 매력적이었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소형 로켓 개발, K-pop, K-fashion, K-beauty, e-Commerce, 플랫폼 사업등의 젊은 창업자의 사례들). 어떤 경우에도, 뚜렷한 창업 배경, 잘 구성된 창업자/창업팀은 가장 핵심적 성공요인이며, 벤처캐피탈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두 번째, ‘목표 시장이 얼마나 명확하고, 적합한가’이다. 시장에 관해 얘기하면, 흔히들 플랫폼 관련 스타트업에 국한하여 이해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기술 전문 스타트업도 명확히 목표시장과 목표 고객을 제시하여야 한다. 최근 일부 연구개발 관련 섹터에서 나타나는 시장과 무관한, ‘묻지마 형태’의 창업과 쏠림 투자는 시간 경과에 따라 참담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혁신적 스타트업의 성공여부는, 시장의 절실한 요구사항을 창조적 방법으로 해결해 가는 능력에 달려있다. 목표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요구에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도 보여주어야 한다.
최근 중국의 일부 O2O사업이, 큰 시장과 새로운 사업모델이라는 환상, 거대한 투자유치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사업조정과 실패로 귀결되는 모습에서 큰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 목표시장과 차별화된 경쟁력이 탄탄하게 결합된 스타트업이 최종적으로 성공한다. 더 이상, 비전과 펀딩에 의존하는 사업모델은 통하지 않는 시기가 더욱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최근 G2 시장 벤처캐피탈 동향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의 요체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환경은 환경은 어려워도,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철저히 준비하여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새로운 시장/기술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필자는 자주 “핵심 경쟁력이 무엇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계획을 10분 이내에 명확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한다.
자신의 경쟁력을 한 줄의 문장으로 압축하여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업들이 다수 성공했다. 그만큼 자신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이해와 차별점을 내부적으로 이해하고, 투자자 그룹과 같은 타인에서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투자 사례로, 반려동물 기술기업이 있었다. 2년 동안 반려동물의 분비물을 일일이 분석한 절대적 시간의 투입, 축적된 데이터, 분석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었다. 차별성과 기술을 배경으로 진단, 커머스, 보험 등 다양한 사업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은 자신 고유의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늘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과연 우리는 핵심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네 번째, ‘스타트업의 생명줄은 재원 조달이며, 성공적인 투자유치는 필수이다’라는 점이다.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투자 재원조달은 스타트업 성공의 핵심요소이다. 오죽하면, 스타트업의 재원소진을 ‘태운다’는 의미의 ‘Burn-rate’이라고 표현하겠는가? 권투의 한 라운드가 3분 이듯, 모든 투자 재원도 한꺼번에 조달하는 것이 아니고, 다음 라운드까지 필요한 재원을 확보, 투입하여 다음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지속속이고 반복적으로 상장이나 M&A의 단계까지 지속되는 것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스타트업을 신뢰하고, 후속/후행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자 그룹을 찾아야 한다.
국내에서도, 우수한 인큐베이팅 전문 기업들이 많고, 독일의 로켓인터넷과 같은 컴퍼니빌더(Company Builder)까지 나타나고 있으므로, 초기부터 좋은 전문가 집단과 협력 토대를 잘 구축하고, 장기 투자에 적합한 좋은 벤처캐피탈을 확보하는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이 높다.
큰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년의 지속적 성장이후,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의 모두에게 큰 조정과 변화가 본격적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이 과정은, 또다른 험곡(death valley)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에게는 모든 것이 도전이며 쉽지 않다. 하지만, 험곡과 도전 속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끊임없이 탄생한다. “뛰어난 창업가/창업팀·명확한 목표시장·핵심 경쟁력·좋은 투자파트너”의 핵심 성공요인을 확보한 스타트업은, 패러다임 변화의 주역이 될 것이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