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하는 마음의 무리 짓기 투자를 주의하라
일반적으로 떼를 지어 사고하거나 행동하는 무리 짓기 현상은 불안 심리에서 나온다. 같이 행동하면 혼자 행동하는 것보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무리 짓기 현상은 인간 감정이 고스란히 투영되는 자산 시장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흥미로운 것은 연구 결과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무리 짓기 현상은 서로 다른 국면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가령 주식 시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하락장에서,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그 반대인 상승장에서 무리 짓기를 자주 볼 수 있다.
주식 시장이 하락장일 때 무리 짓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공포심이 크게 작용한다. 흔히 투매는 공포를 못 이겨 손실을 무릅쓰고 주식을 싸게 던지는 행위다. “내 머리는 팔기 싫었는데, 내 손가락이 팔았다”는 개미 투자자의 목멘 소리가 나올 만큼 공포를 이겨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거래에 실패했더라도 원칙을 지켰다면 승리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까. 이 같은 감정적인 무리 짓기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대형 우량주보다는 개미들이 사고파는 중소형주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주식 시장에서 투매가 가능한 것은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투매는 유동성이 원활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투매라는 것은 찾기 힘들다. 부동산은 거래 빈도가 잦지 않거니와 고가 상품이다. 내가 공포에 짓눌려 팔고 싶어도 사줄 사람이 많지 않다.
또 주식은 하락장에서 지금 싸게 팔아도 나중에, 짧게는 몇 시간 뒤에 싸게 살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있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움직임을 잘 눈여겨보라. 수요자들은 오를 때 떼를 지어 같이 산다. 영희 엄마가 아파트를 사면 옆집 철이 엄마도 따라 사는 식이다. 이러다 보니 일반적으로 가격이 오를 때 거래량도 늘어난다.
가격이 어느 정도 바닥을 친 것을 확인하고 매입하려는 경향이 강한 데다 수요자들이 가격 하락보다 상승 뉴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 뉴스는 호황기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라는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학습 효과가 시장에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산 시장에서 남을 따라 하는 무리 짓기 현상은 정보 부족을 메우려는 합리적 행동보다는 분위기에 휩쓸린 의사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파트 시장은 상승장일 때, 주식 시장은 하락장일 때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성격에 맞는 자산관리법을 찾아라
지속적으로 성공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높은 지능지수나 지식, 기술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의사 결정을 하는 건전하고 지적인 사고 체계와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기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믿는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을 보면, 그들은 자신의 믿음을 그대로 실천한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성공은 강인한 정신 무장으로 흔들리지 않고 일을 추진한 결과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강철 멘탈’ 인간은 흔치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상 어려운 상황에 닥치면 처음 생각을 까맣게 잊고 비이성적으로,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감정에 휘둘리면 일을 그르치기 마련이다.
어쨌든 충동적인 사람들의 경우 자산 재설계의 출발은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과신을 버리는 것이다. 일을 그르치는 사람의 실패 이유는 대부분 계획은 이성적으로 짜지만 행동은 감정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이라고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무한 신뢰는 사고를 부르기 충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수시로 흔들리는 사람들은 스스로 이성과 합리성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단단한 방어벽을 만들어야 한다.
처음 먹은 생각이 끝까지 지탱될 수 있도록 스스로 마음의 방파제를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만약 스스로 이성과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자산관리 스타일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