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계 카드사 네 곳의 전체 순익은 누적 기준 806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8097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0.3%(30억원) 줄었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4111억원으로 전년 동기(3955억원) 대비 3.9% 증가했고, KB국민카드는 2510억원으로 전년 동기(2455억원)와 비교해 2.2% 늘었다. 우리카드의 실적 역시 개선된 모습을 보인다.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948억원으로 전년보다 7%가량 늘었고 2017년도(813억원)와 비교하면 16.6%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출혈이 컸다. 하나카드의 이번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801억원)보다 37.8% 감소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컸다"며 "타 카드사들과 달리 자동차 할부금융 등 기타 수익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보니 직격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로 인한 수익 감소분을 보완할만한 부대 수입원이 마련되지 않아 순익 감소폭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수수료 개편으로 카드사들이 연간 7048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은행계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수익 감소 폭이 크지 않다. 올 초부터 시행된 수수료 개편안에 따르면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 가맹점 범위가 연 매출액 5억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됐고 수수료율도 낮아졌다.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기업계 카드사들 역시 제법 선방하는 모양새다. 현대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3% 늘어난 1218억원, 삼성카드가 1.2% 감소한 1920억원, 롯데카드가 13.5% 감소한 478억원이었다.
카드사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거둔 것에는 대손충당금 환입과 자체 감원, 누수되는 마케팅 비용 단속 등 경비 절감과 기타 수익원 확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카드사들은 중개 수수료, 자동차 금융 등 카드 본연 사업(신용판매·가맹점 수수료 등) 외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 상태다. 실제 신한카드의 경우 "올 3분기 실적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감소 영향이 있었지만 할부·리스금융 수수료, 보험·여행·렌탈 등 중개 플랫폼 수수료,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 인수 등이 상쇄하면서 추가 이익을 만들어낸 결과"고 설명했다.
한편 지출 축소로 올해 순익 하락을 방어한 만큼 내년부터는 비용 절감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만의 실적을 놓고 봐서는 모든 카드사가 판매관리비 축소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순익 하락을 방어했다"며 "이미 최대한으로 비용 절감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비용 효율화 효과를 보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