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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차석용·'후퇴' 서경배...엇갈린 K뷰티 수장 성적표

구혜린 기자

hrgu@

기사입력 : 2019-07-31 19:17

아모레·LG생건, 2Q 영업이익 격차 2배 이상 벌어져
"아모레, 로드숍 구조적 부진...단기간 반등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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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차석용·'후퇴' 서경배...엇갈린 K뷰티 수장 성적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국내 최고 화장품 기업인 LG생할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격차가 올해 2분기 더 벌어졌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LG생활건강은 '숨마' 등 초고가 라인으로 매출 고점을 찍은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2분기(4~6월)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은 1조5689억원, 영업이익은 11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증가, 영업이익은 35.2% 감소한 수준이다.

계열사 중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은 매출은 4% 증가한 1조3931억원, 영업이익은 40% 감소한 878억원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부진이 심했다. 해외 사업 매출은 5121억원으로 7% 증가,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201억원이다. 아시아와 북미 사업은 매출이 성장했지만, 유럽 사업은 23% 감소한 48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글로벌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한 브랜드와 유통 채널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중국과 아세안 등에서 오프라인 채널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온라인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기타 계열사 중에서는 로드숍 시장 악화로 이니스프리의 역성장이 두드러졌다. 이니스프리의 2분기 매출은 8% 감소한 1476억원, 영업이익은 29% 급감한 192억원이다. 에뛰드는 지난 1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 폭이 줄어들었으나, 로드숍과 면세 채널의 매출 감소로 여전히 적자 상태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 25일 분기 기준 창립 이래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며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 1조8325억원, 영업이익 3015억원, 당기순이익 2115억원을 달성,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9%, 12.8%, 12.9 % 성장한 수준이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5분기 성장,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7분기 성장했다.

화장품 사업 2분기 매출은 1조1089억원, 영업이익은 2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16.3% 성장했다. 국내 시장은 사정이 녹록치 않으나, 중국서 럭셔리 화장품 수요가 줄어들지 않은 덕분에 초고가 라인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후'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4% 성장했다. 아시아 톱 브랜드로 자리잡은 '후'는 지난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또한, '숨'의 초고가 라인인 '숨마'는 67%, '오휘'의 초고가 라인인 '더 퍼스트'는 43% 고성장했다. 프리미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도 매출이 28%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실적(2258억원)으로만 비교할 때, 아모레퍼시픽그룹(1104억원)과의 영업이익 차이는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채널 및 온라인 확대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않는 한 이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낮춘 전영현닫기전영현기사 모아보기 SK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불확실성에 더해 국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구조적인 채널 부진까지 겹쳐진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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