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업계를 관통한 가장 큰 이슈는 다름 아닌 자동차보험료 인상 문제였다. 단순히 차보험료 인상만이라면 큰 이슈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번 인상은 역대 최초로 상반기에만 두 번의 인상이 이뤄진 사례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AXA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이달 6일 KB손해보험 7일, 삼성화재, 8일 한화손해보험, 10일 현대해상·DB손해보험·흥국화재, 그리고 오는 15일 메리츠화재까지, 대부분의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연내 두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확정지은 상태다.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1.4~1.5%대의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1월 인상분과 합치면 보험사별로 약 4%대 후반에서 5%대 중반 가량의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복수의 보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인상은 대법원 판결로 육체노동자 취업 가능 연한이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난 데다 중고차 판매 시세 하락분 보상 대상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면서 표준약관이 개정되는 등 ‘사회적 요인’을 반영한 인상이다.
이들은 이미 올해 초 개인용 기준 자동차 보험료를 3.2%가량 인상했다. 그러나 업계는 해당 인상에는 정비수가 인상분만이 반영됐으며 손해율이나 노동연한 확대 등의 요인이 반영되지 않아 현저하게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대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도 손해보험사들은 ‘흑자를 내자’가 아니라 ‘적자를 줄이자’는 마인드로 고육지책을 펴고 있다”며, “보험료를 올리고 싶어서 올리는 회사는 단언컨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인상을 두고 손보업계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인상을 단행하긴 했으나, 금융당국의 압박이나 소비자 불만이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처럼 자리하고 있다는 것.
손보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같은 비율로 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한 번에 올리는 것과 여러 번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정서 자체가 전혀 다르다”며, “상반기에 두 번 올리는 것만 해도 위험부담이 큰데, 하반기에 또 올리는 것은 금융당국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 역시 “하반기에 자동차보험료를 또 올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모든 회사들이 특약 축소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