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홍콩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지금이 오히려 적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뜨겁던 홍콩 부동산, 왜 흔들렸을까
홍콩의 부동산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은 이후 2018년 7월까지 연평균 11.6% 상승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집값 거품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인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을 보면 홍콩은 49.4, 중국 베이징 45.0, 싱가포르 21.4, 한국 21.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홍콩에서 거주할 수 있는 중간 가격의 집을 사려면 모든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49년을 모아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홍콩 경제 또한 중국과 동반 하락하기 시작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4.1%에 달했던 홍콩 경제성장률은 하반기 2.1%로 ‘반토막’이 났다.
게다가 4분기엔 1.3%까지 추락하며 2016년 1분기 이래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홍콩의 수출경기 악화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구매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달러화 페그제도(자국 통화가치를 달러가치에 고정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홍콩의 통화정책은 미국 달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은 홍콩 정책 금리의 인상을 의미한다. 2018년 2월 홍콩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 간 금리가 1.08%에서 12월 2.33%로 상승했고 이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인상되었다.
같은 해 9월에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대출금리를 5%에서 5.13%로 인상하면서 모기지대출을 받는 구매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홍콩의 부동산 하락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과거 홍콩 부동산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부터 발생한 여러 부정적 요인으로 다소 성장이 둔화되면서 홍콩 부동산의 위기론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더 오르기 전에 사자”… 부동산 계약 건수 폭증
하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홍콩 부동산에 투자하는 데 적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미친 집값’이라 불릴 정도로 가격이 높은 나라인 만큼 어느 정도 조정을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홍콩 부동산 매수세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존주택 판매 규모는 403억홍콩달러(약 6조원)로 8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달보다 38%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부 소형 아파트(플랫) 판매가가 사상 최고치로 오름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부동산을 사려는 매수세력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현지 부동산 전문가는 “신규주택 시장의 강력한 매수심리가 기존주택 시장으로 확산했다”며 “각기 다른 지역에서 많은 거래가 발생하면서 사상 최고치의 가격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칭이역 위쪽의 20년 된 916제곱피트 건물은 3,000만홍콩달러(약 45억원)로, 제곱피트당 3만 2,751홍콩달러(약 489만원)에 팔리면서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기록을 썼다.
1분기 부동산 개발사들이 판매한 신규 플랫은 모두 8,115채로 전분기 대비 7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계약 규모는 891억 2,000만 홍콩달러로 전분기 대비 40.3% 늘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욱 기자 ks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