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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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스트가 NH농협손해보험과 손잡고 출시한 스위치 보험은 지난달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혁신금융 서비스로 선정됐다. 스위치 보험은 스위치를 켜고 끄는 식으로 앱을 통해 보험을 자유롭게 가입·해지할 수 있는 서비스다.
뱅크샐러드는 우선 해외 여행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선보인다. 현재 개발 단계로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여행보험뿐만 아니라 편하게 가입·재가입할 수 있는 생활형 보험이 많이 출시돼야 한다”며 “이번 해외 여행자 대상 서비스가 성공하면 앞으로 타 보험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레이니스트는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앱·APP)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뱅크샐러드는 단순한 금융자문이 아닌 개인의 지출 내역을 바탕으로 한 생활 방식 분석으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생활금융서비스’를 지향한다.
의류는 물론이고 여행,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상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비교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금융상품은 한데 모으기가 영 쉽지 않다.
김 대표는 금융상품도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고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객이 금융회사에 가서 단순히 직원이 건네주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아닌 싸면서 좋은 상품을 쉽고 편하게 비교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김 대표는 “내 재산이 얼마인지 섣불리 답을 할 수 있는 직장인이 드물다. 돈이 얼마 있는지도 모르는데 관리는 어떻게 하겠나. 그 이유가 뭔지 봤더니 계좌잔고는 은행에, 지출은 카드사와 국세청에, 자산은 증권사에, 보험은 보험사에 흩어져있는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대표는 은행 카드, 보험, 대출 등 금융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서비스 뱅크샐러드를 구현했다. 지난 2017년 6월 출시된 뱅크샐러드는 앱 출시 2년 만에 다운로드 횟수 400만건, 가입자수 35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한번 등록해두면 거의 모든 금융자산을 관리해주다 보니 2030세대 엄지족을 겨냥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내년 말까지 다운로드 수는 1500만건, 액티브 유저는 1000만명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뱅크샐러드는 금융자산이라는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올해 상반기에만 보안에 5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다.
레이니스트의 직원 수는 지난해 30명에서 최근 90명까지 늘었다. 김 대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대폭 보강하는 등 올해 100명의 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시장에 개인의 전체 금융데이터를 확실히 보유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며 “데이터를 원 없이 만지고 싶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레이니스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샐러드는 최근 우리은행과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환경 조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뱅크샐러드에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연계 금융상품 및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뱅크샐러드 앱 이용자가 금융정보를 우리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게 바로전송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뱅크샐러드는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API 제휴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API 제휴는 금융정보의 제공뿐만 아니라 고객 맞춤형 상품추천, 금융관리 문제해결 등 여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며 “향후 예적금 비교 등 계좌추천과 같은 혁신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뱅크샐러드는 현재 고객의 인증정보를 이용해 특정 금융사나 공공기관, 정부 사이트의 개인 데이터를 대신 가져오는 스크래핑(Scraping)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크래핑은 민간정보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유출 시 위험도가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며 “API로 금융사와 연결될 경우 최초 인증 후에는 정보는 토큰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훨씬 보안 친화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