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통과된 다섯 가지 항목의 안건 중 사외이사 선임 건에 있어서 천성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올리는 것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되었다.
천 변호사가 과거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검찰총장 후보에서 낙마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12기로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거쳐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되었던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와 임대소득 탈루 의혹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자진 사퇴했었다. 그때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구매 당시 거액의 돈을 빌린 정황 등 야당이 제기한 비리 의혹을 명확히 해명하지 못해 이른바 스폰서 검사라는 딱지가 붙었다.
그의 선임에 대해 재계는 기업이 통상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서 후임을 정할 때 전임 추천을 참고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임 송광수 전 검찰총장의 추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전임 송 전 검찰총장은 현재 천 변호사과 같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을 맡고 있다.
한편 천 변호사 외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인물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로 일하며 회계정보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백복현 교수이다.
이 두 사람은 사외이사와 함께 감사위원으로도 선임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의 경영을 투명하게 감시해야 하는 감사위원 자리에 천 변호사와 같이 비리 의혹을 받았던 인물을 앉힌 것에는 특별한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도 나왔지만 두산그룹 측은 "과거 송 전 검찰총장이 사외이사로 합류했던 당시에도 논란은 있었다며 천 변호사가 검찰총장 후보로 내정되었던 만큼 실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2016년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은 오는 5월 두산건설이 4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어 두산중공업이 3000억원 규모로 참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룹 차원에서 위기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커진 재무구조 악화 우려에 따라 한국기업평가는 2월 26일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등을 이유로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법조계 인사인 천 변호사와 학계 인사인 백 교수의 사외이사 신규선임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그 역량 증명의 성과가 궁금해진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