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생명보험업계는 즉시연금, 암보험 등의 상품에서 약관 해석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국과 갈등을 빚거나 소비자들과의 소송이 붙는 등,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올해 보험사 사외이사에 새로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 관행에 따른 관 출신 유력인사도 있지만, 대부분 법조계나 학계 출신의 ‘보험 전문가’들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 눈에 띈다.
먼저 보험업계 부동의 1위이자, 즉시연금 이슈와 관련해 가장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삼성생명의 경우 신규 사외이사로 한국보험학회 회장을 지낸 이근창 영남대 교수, 이창재 아미쿠스 대표변호사를 선임했다.
NH농협생명은 이효인 전 한국회계기준원장, 오렌지라이프는 성주호 전 한국리스크학회장과 전영섭 서울대 교수, 김범수닫기김범수기사 모아보기 변호사 등이 새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약관 해석 논란에 직접적으로 휘말리지 않은 손해보험업계 역시 이 같은 경향은 비슷했다.
현대해상은 법조계 인사인 김태진 전 판사를, DB손보는 학계 인사인 최정호 서강대 교수를, 한화손해보험은 서정호 법무법인 위즈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밖에도 보험사들은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학교수, 한국보험학회 이사에 이르기까지 ‘전문성’을 강조한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임에 성공한 사외이사들 역시 대부분 학계 인사거나 보험업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물들로 채워졌다.
삼성화재는 조동근 명지대 교수를, 흥국화재는 박지수 서울대 교수를, 메리츠화재는 이지환 카이스트 교수를, 한화손해보험은 이경묵 서울대 교수를 각각 재선임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급변하는 보험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보험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여전히 관 출신의 비중이 높지만 학계나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도 대거 등장하는 등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고 진단하는 한편, “과거에 비해 사외이사의 선임 범위가 다양해지는 추세긴 하나, 금융당국의 압박이 유독 강한 보험업계에서는 아무래도 유력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처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관 출신 사외이사가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