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그뿐만 아니라 다음 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 KCGI 등 주주들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13일 공시를 통해 5개년 중장기 발전 방안인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그룹 매출을 지난해 16조5000억원(예상)에서 2023년까지 2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률을 10%로 끌어올리다는 계획이다. 한진그룹 측은 “경영 선진화를 기반으로 항공운송, 종합물류, 호텔·레저 분야 사업 집중과 수익성 확대를 꾀하는 한편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당 성향 확대도 밝혔다. 지난해 당기순익의 50% 수준 배당을 검토한다는 얘기다. 2016년 무배당, 2017년 3.1% 배당과 비교할 때 확연한 고배당을 통해 주주 친화적 기업을 표방한 것이다.
그룹 사업구조 선진화 차원에서는 송현동 부지(3만6642㎡)를 연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의 경우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고급 휴향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한다. 파라다이스호텔은 연내 사업성 검토를 거쳐 매각 추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룹 지주사인 대한항공과의 시너지가 낮은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매각을 통한 포기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밖에 한진칼의 사외이사 수를 현재 3인에서 4인으로 늘려 독립성 강화,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로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한진칼과 한진에 대해 감사위원회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를 통해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 개선 기대감과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에서 “한진그룹의 발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 표싸움까지 염두하고 사외이사 확대, 유휴자산 매각 등 KCGI 제안의 일부를 수용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수익성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과 자체적인 지배구조 쇄신안을 약속한 만큼 한진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추가적인 주주친화 노력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송현동 부지 매각, 경영 투명성 강화 등 이번 계획에 거는 기대감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