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단지 재건축 조합이 지난 7일 열린 총회에서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격을 박탈, 재건축 시공권 대전이 다시 발발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 삼성물산 ‘래미안’ 신규 수주 재개하나
총회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자격 박탈이 결정된 이후 많은 건설사들이 반포 3주구 재건축 조합에 시공 입찰 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도 해당 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 중 하나다.
삼성물산이 본격적으로 반포 3주구에 뛰어든다면 3년 여만에 재건축 시공권 확보전에 등장하는 셈이다. 지난 2015년 9월 장미아파트를 수주한 이후 삼성물산은 재건축 시공권 확보전에 등장한 적이 없다. 물론 입찰 의향서 제출만으로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여타 수주전과 달리 의지가 강해보인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장미아파트 수주전 이후에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 설명회에는 꾸준히 참석했다”며 “그러나 시공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적은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남권 핵심 지역인 반포 3주구가 나온 가운데 삼성물산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포 3주구 수주가 아니라 지난 3년여간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서 기지개를 피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있다. 신규 수주를 멈춘 지난 3년여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주택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바 있다. 즉, 너무 오랫동안 신규 수주가 없어 향후 행보를 위해 반포 3주구에 시공 입찰 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건설사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반포 3주구에 다른 재건축 사업장보다 관심을 보인 것은 향후 재건축 시장 행보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며 “래미안이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신규 수주를 한 것은 2015년 9월이 마지막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 의지를 드러낸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택사업 실무진에서는 올해 신규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건설업계가 이번 입찰 의향서 제출을 다르게 바라보는 이유다. 올해는 신규 재건축 사업장을 수주하겠다는 것이 해당 사업 실무진의 의지라는 얘기다.
건설사 정비사업팀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경우 그동안 최고 결정권자가 재건축 사업에 대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실무진에서는 올해는 꼭 신규 수주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이번 반포 3주구에 시공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 현대건설 ‘반포 1단지’ 시너지 강조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 2017년 9월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한 ‘반포 1단지 1·2·4주구(이하 반포 1단지)’와의 시너지를 위해 반포 3주구 재건축 시공권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포 1단지 수주를 통해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의 위상을 높인 현대건설은 반포 3주구까지 수주해 반포 ‘디에이치 타운’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반포 1단지 3주구. 사진=한국금융신문DB
그는 이어 “현대건설은 지난해 대치 쌍용 2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 확보 이후 ‘디에이치 타운’ 구축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쳐왔다”며 “반포 3주구 시공권을 수주하게 된다면 어느 건설사보다 가장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GS건설은 고민 끝에 반포 3주구 시공 입찰 의향서를 냈다. 반포 1단지와 반포 3주구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 내부에서 입찰 의향서 제출에 대한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반포 3주구 재건축 조합이 내건 평당 공사비 542만원은 부수적인 금액이 많이 포함됐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은 이번 반포 3주구 시공 입찰 의향서 제출 시 내부적으로 의견이 많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참여하자는 측과 참여하지 말자는 측이 서로 논의했고, 결국 시공 입찰 의향서를 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참여 반대 입장에서는 반포 1단지와 달리 평당 공사비 542만원이 비싸다는 결론을 냈다”며 “결국 향후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입찰 의향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시공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다른 건설사들도 향후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대거 참여한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조금이라도 재건축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입찰에 참여한 A건설사 한 관계자는 “반포 3주구는 반포 1단지 효과로 인해서 건설사 측은 과거 보다 많은 손해를 봐야 한다”며 “결국 마이너스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재무적 역량이 낮다고 평가되는 건설사들은 향후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수주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 반포 3주구, 내홍 지속
한편, 반포 3주구의 경우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일 총회에 대한 조합 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 반포 3주구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15일 총회효력정지가처분 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법원에 시공사 선정 취소 안건에 대해 조합을 상대로 결의 무효 확인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총회’라는 점이다.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더라도 적법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조합원들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조합장은 총회를 앞두고 ‘서면 결의서’를 은닉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됐다. 최근에는 타당한 이유 없이 조합원들에게 서면 결의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지난 7일 이뤄진 임시총회 결과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면 결의서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총회성원이 되지 않았다(재건축 조합원 50% 직접 참석)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