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4년만에 금융지주 전환 인가를 받아 내년 1월 부활을 앞두게 됐고,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규제) 완화를 골자로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제 3인터넷은행 지원책도 마련됐다.
'은행고시'를 부활시킨 채용비리 의혹 여파, 해외점포를 둔 은행들을 떨게한 자금세탁방지(AML) 강화, 리딩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비은행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한 신한금융지주의 질주도 꼽을 수 있다.
◇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금융위원회가 올 11월 7일 우리금융지주 설립을 인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자산순위 5대 시중은행이 모두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가 해체된 2014년 이후 4년만에 지주사 전환 숙원 과제를 풀게 됐다. 손태승닫기

손태승 행장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 안건을 승인한 12월 정기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은 은행에 상대적으로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인수합병(M&A)으로 기업가치도 극대화해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1월 11일 우리금융지주가 부활하면 이어 2월 13일 지주사 상장과 함께 우리은행은 상장폐지 된다.

지난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손태승 행장이 '1등 종합금융그룹 구축' 깃발을 흔들고 있다. / 사진= 우리은행(2018.07.28)
이미지 확대보기그동안 찬반으로 지지부진했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올해 9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특례법에 따라 내년 1월 17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보유 한도가 종전 4%에서 34%로 확대된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대주주 발행주식 취득 금지 등으로 안정 장치를 삼는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설명회를 열고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어 3월 중 예비인가 신청을 받아 5월에는 최대 2곳에 예비인가를 승인할 예정이다.
◇ 채용비리 여진 지속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시작된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은 올해도 여진이 계속됐다.
은행권은 올 6월 자체적으로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이중 가장 큰 특징은 '은행고시'라고 불리는 필기시험 전형이 부활했다는 점이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표명하기 위해 문제 출제부터 면접까지 외부 위탁하는 은행들이 늘었는데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오르내렸다.
신한금융, KEB하나은행 등 주요 금융사 수장들은 채용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 KB 추격한 신한
KB금융지주에 1등 금융지주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안정보다 변화를 모색한 한 해를 보냈다.
조용병닫기

조용병 회장은 비은행 부문 M&A로 그동안 은행, 카드에 치우친 그룹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입지를 높이는 승부수를 걸었다.
신한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심사가 통과되면 KB금융지주에 넘겨줬던 금융지주 순익 왕좌 자리 탈환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 오른쪽부터 라이프투자유한회사 윤종하 대표이사,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 사진= 신한금융지주(2018.09.05)
이미지 확대보기자금세탁방지(AML)에 대한 국제적인 검사·제재가 엄중해지면서 은행권도 밀착 대응했다.
지난해 12월 NH농협은행 뉴욕지점이 뉴욕 금융감독청(DFS)로부터 100만 달러(한화 약 120억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받은 일을 기점으로 은행들은 본점 차원의 물적·인적 지원과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특히 미국 재무부에서 지난 9월 미국 현지 점포를 둔 국내 은행들에 직접 대북제재 준수를 상기시킨 일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이대훈 행장과 김도진 행장이 현지 감독당국을 만나기 위해 올해 직접 미국 출장길에 여러 차례 오르며 대응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