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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정책해설-정부는 왜?] 쌀값 폭등의 사연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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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2-26 15:40 최종수정 : 2019-01-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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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정책해설-정부는 왜?] 쌀값 폭등의 사연
쌀값이 많이 올랐다. 지금 쌀 20kg 도매가격은 4만9천원쯤 한다. 이걸 정부가 발표하는 80㎏ 기준으로 바꾸면 19만6천 원 정도다. 2017년 7월에 80㎏ 기준으로 12만7천 원이 안됐으니까 정말 많이 올랐다. 지난 18개월 동안 56% 올랐다고 한다.

쌀값이 오른 이유로는 폭염 등 기후의 영향에 따른 공급량 감소가 원인으로 흔히 거론된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86만 5천 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2.6% 줄었다. 벼 재배면적도 2.3% 줄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정부에 대한 성토가 나온다. 보통 정부는 어떤 농산물 값이 오르면 정부비축 물량을 풀든가 수입량을 늘리든가 해서 가격을 조정한다. 쌀값이 오르자 정부는 공공 비축미 5만 톤과 가공용 쌀 1만 톤을 공매를 통해 시중에 풀기로 했다. 수확기에 정부가 비축미를 푸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쌀값이 떨어지지 않자 시중에는 북한에 쌀을 퍼줘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가짜 뉴스까지 등장해 급기야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는 홍보 자료까지 만들어야 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정부가 아무 것도 안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쌀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적극적인 것도 아니다. 쌀값을 떨어뜨리려면 해법은 쉽다. 정부 비축물량을 풀었는데도 쌀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물량을 더 풀면 된다. 정부양곡 재고는 160만 톤 수준이다. 적정 물량이 80만 톤 이라는 데 한참 넘는다. 그러나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우선 쌀값이 많이 올랐다는데 대한 농림부의 생각은 좀 다르다. 사실 2013년 만해도 쌀값은 80kg당 17만 원선이었다. 그랬던 쌀값이 2017년 7월 12만원까지 추락했던 것이다. 지난해 쌀값은 95년 때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 때 지나치게 추락했던 쌀값이 어느 정도 정상을 회복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내놓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쌀값이 오르는 게 정부의 부담을 오히려 줄여주는 측면도 있다. <쌀 소득보전 직불제>라는 게 있다. 농가의 소득을 일정 수준으로 보장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고정직접지불금>과 <변동직접지불금>으로 구성돼 있는데 <고정직접지불금>은 시장 쌀값과 관계없이 지급되며 1㏊에 100만 원 정도다. 그리고 <변동직접지불금>은 가격에 따라 정해진다. 우선 쌀은 5년마다 목표가격을 정해 놓게 돼있다. 그리고 산지 쌀값과의 차액 85%를 직접지불금으로 농민에게 지원하는 것이다.

쌀값이 목표 가격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큼 정부가 보조금을 많이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20년 만에 쌀값이 최저가로 떨어지면서 정부는 지원금 한도액인 1조4천900억 원을 다 써야 했다. 만약 쌀값이 목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면 정부가 지급해야 할 보조금은 그만큼 줄어든다. 정부와 여당이 정해서 2018년산부터 적용되는 쌀 목표가격이 바로 80㎏에 19만6천원이다.
쌀값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 건지 하는 문제도 생각해볼만 하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소비하는 쌀은 1일 167g이다. 1년이라고 해야 61.8㎏이다. 쌀 가격을 아주 현실적으로 계산해 밥 한 공기 가격으로 산정하면 250원이라고 한다. 자판기 커피 값도 4백 원이다. 80kg 한 가마 쌀값이 24만 원 정도는 해야 밥 한 공기 값이 300원으로 오른다고 한다.

돌아보면 80년대 말, 쌀 한 가마니의 도매 평균가격은 8만원 대였다. 지난 30년 동안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20배, 쌀값은 2배 정도 오른 셈이다
쌀값 하락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사실 정부의 대응은 무관심이 아니라 의도적 방치에 가깝다.

[김상철 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MBC논설위원/前 인하대 겸임교수/前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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