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0일 KRX 출입기자 송년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이미지 확대보기정 이사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내년도 거래소 사업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올해의 성과로 코스닥시장 활성화 기반 마련, 자본시장의 질적 내실화 등을 꼽았다.
그는 “올해 거래소는 무엇보다 코스닥 활성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했다”며 “연초 코스닥시장본부의 대대적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성장잠재력 큰 혁신기업 상장이 용이하도록 상장요건을 정비했고 코스닥에 양질의 자본을 공급하기 위해 코스닥 관련 지수와 투자상품을 다양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투자정보를 확충하기 위해 기술분석보고서 발간 등 기업정보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코스닥 활성화와 함께 자본시장 질적 내실 다지기에도 다각적으로 노력했다”며 “투자정보포털 ‘스마일’(SMILE)을 개설해 각종 시장정보 접근성을 제고했고 주식시장 1회 호가제출 한도를 낮춰 대량 착오주문 제출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고 조명했다.
또한 “임직원 자사주 거래에 대한 알림서비스를 도입해 기업의 내부자거래 예방 능력을 향상시키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 확대를 통해 상장사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기여했다”며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위해 한국-대만 공동지수 기반 상장지수상품(ETP)을 출시하고 해외 연기금 대상 마케팅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내년 주요 추진사업으로 자본시장 기능 강화, 자본시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 투자서비스 강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내년엔 무엇보다 자본시장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사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난 1년간 추진해온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후속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선 업종별로 차별화된 상장심사∙상장관리 체계를 도입하겠다”며 “바이오, 4차산업 등 개별 업종별 심사 가이드를 마련하고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등과 관련한 재무요건도 차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성장성 높고 체질이 우량한 혁신기업과 대기업 계열사 등을 적극 유치해 미래 코스닥 대표 기업으로 안착시키겠다”며 “기술분석보고서를 다양화해 투자정보를 확충하고 코넥스를 진정한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파생상품 시장 활력을 되살리는 일도 내년 거래소의 중요 추진 과제 중 하나”라며 “다양한 투자수요 충족을 위해 파생상품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을 도입하는 한편 코스닥 관련 신상품과 새로운 금리상품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유동성이 부족한 파생상품 종목에 대해선 시장조성자의 역할을 강화해 투자자 거래 편의를 증진시킬 계획”이라며 “글로벌 재간접 ETF 등 신종 ETF 상품을 공급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CCP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불공정거래 방지 시스템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또한 자본시장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진 시장조성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시장조성 대상 종목군을 현재 수준보다 대폭 확대해 시장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장조성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 시장이 우수한 유동성을 갖춘 하이브리드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사회 요구에 맞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상장사 책임성을 강화하는 일에도 거래소가 제역할을 다하겠다”며 “상장사 ESG 관련 정보공개 대상을 현행 지배구조정보에서 환경, 사회 관련 정보로 확대하고 신종 ESG 지수 개발과 그린본드 등 ESG채권 상장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거래소는 국내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코스닥기업과 아세안시장을 연결하는 인수합병(M&A) 중개망을 구축하고 주요공시사항에 대한 영문 브리프(Brief)를 제공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이와 함께 투자자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현행 매매거래정지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정보제공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는 “조회공시, 관리종목 지정 등에 대한 매매정지 시간을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 우리 시장에서의 거래 연속성과 투자편의를 증진시키도록 하겠다”며 “또 기업공시가 충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소 코스닥기업을 대상으로 거래소가 직접 나서 공시조직, 공시프로세스 등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정보포털 스마일을 통해 투자자별 맞춤 고부가가치 분석정보를 제공하고 시장데이터와 통계정보의 통합 이용이 가능한 거래소 정보데이터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코스닥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이원화한 데 따른 효과를 묻는 질문에 정 이사장은 “연초 처음 본부장, 위원장 이원화로 업무 비효율성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위원장과 본부장 간 협조 하에 지금까지 나름대로 잘 운영되고 있다”며 “코스닥본부에서도 1년 성과를 바탕으로 미진한 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스닥 우량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코스닥 입장에서 대표기업의 과도한 이탈은 시장 정체성이나 이미지 훼손 요인”이라며 “그래서 거래소는 앞으로도 유망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상장을 촉진해 코스닥의 기술주 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제고하고 코스닥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지분투자 성과와 관련해 정 이사장은 “라오스,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 3곳에 지분투자했는데 아직까지는 실적이 좋지 않다”며 “다만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시장 여러 기관들의 현지진출에 도움이 되겠다는 중장기적 목적으로 투자한 것이며 이 목적은 아직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심사위원회와 관련해 정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심위에서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투명성, 공익과 투자자보호 등을 종합 고려해 공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공개(IPO) 당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를 평가하면서 현금흐름할인법(DCF)을 활용한 것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이은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현재 거래소는 기업이 IPO할때 가치 평가를 통제하거나 제한하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DCF방식이든 무엇이든 회사가 공시를 제대로 하고 시장 평가를 받도록 할뿐 가치평가 방식이 적정한지 가치평가가 제대로 됐는지 평가할 권한은 없다”고 답변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