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몽규닫기정몽규기사 모아보기 HDC그룹 회장이 올해 동남아 해외수주 본격화에 나섰다. 지난 5월 (주)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로 회사를 분리,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정 회장은 국내 주택 중심 사업 구조를 벗어나 해외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지난달 인도 뭄바이 해안도로 수주
HDC는 지난달 말 인도 뭄바이에서 3300억원 규모의 ‘남부 해안도로 2공구’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에서 HDC는 45%의 시공 지분(한화 약 1500억원)으로 인도 건설사인 HCC와 공동수행방식(Joint Venture : 조인트벤처)으로 참여한다.
이 공사는 인도의 뭄바이시에서 발주한 Build&Design 방식으로 진행한다. 뭄바이시 Bandra Worli Sea Link 남쪽에 위치하며, 총연장 2.75km구간에 교량 0.9km, 인터체인지(Interchange)와 진입램프 3.2km, 해안제방 1.9km, 25만㎡의 부지 등을 복합 조성하는 해안도로 공사다.
공사기간은 이달부터 오는 2022년 09월까지 48개월이다. 완공시 Bandra Worli Sea Link에서 Bandra Palace까지 연결된다.
향후 총연장 14.2km의 뭄바이 해안도로가 완공되면 뭄바이 도심지 주변 해안을 종단하는 중심 도로축이 될 전망이다. HDC 관계자는 “이번 공사를 놓고 인도 매출 1위 건설사 L&T와 중국 건설사인 CGGC(China Gezhouba Group Company)과의 경쟁에서 이겼다”며 “이는 도심지와 해안이 인접해 난이도가 높은 현지여건에 부합하는 기술력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심지 해안구간의 매립을 위해 Jetty(부두설비)를 활용한 해상 운반으로 공사기간 확보, 교량에서는 공장에서 Segment(교량 상부구조)를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PSM(Precast Span Method) 공법을 활용해 해상기후에서도 안정성 및 내구성을 확보하는 공사 방법이 그 것”이라며 “부산신항, 마산항, 대산항 등 다수의 항만 프로젝트와 부산항대교 등 도심지 해안도로 공사 경험 또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인도 뭄바이 공사 이전에 HDC는 지난 5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서 ‘BSMMU 종합병원’ 공사 시공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 사업장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제1국립대학인 BSM 의과대학에서 발주했으며, 방글라데시 최초의 센터중심 전문병원(중증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특화병원)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연면적 5만2890㎡에 지하 2층~9층, 700병상 규모로 짓는다. 이는 방글라데시 내 최대 규모다. 해당 사업은 대한민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사업 중 병원 분야에서는 가장 크며 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이다.
HDC는 지난달 중순 착공에 돌입했다. 완공 시기는 오는 2021년 1월 말이다. 공사기간은 30개월이다.
HDC 관계자는 “방글라데시 BSMMU 공사는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중 병원 분야에서는 최대 규모”라며 “이번에 진행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 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사업과 같은 안정적인 프로젝트 외에도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사업을 선별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실 있는 해외 수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인도 뭄바이 남부 해안도로 2공구 건설공사 조감도. 사진 = HDC현대산업개발
HDC는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건설사 중 하나지만, 해외 사업에 있어서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지주사 전환 이후 ‘디벨로퍼’를 추구하는 HDC로서는 해외 랜드마크 확보를 위해서 노력을 펼쳤으며, 올해 방글라데시와 인도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HDC는 지난 2014년 볼리비아 바네가스 교량 건설공사를 시작으로 2015년 베트남 흥하교량 건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지난 5월 방글라데시 BSMMU 종합병원 공사는 약 3년 만에 나온 성과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HDC는 그동안 아이파크와 자체 택지 개발을 앞세워서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올렸다”며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주택 경기 호황으로 현금 안정성이 제일 높은 건설사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해외 부문에서는 2015년 베트남 수주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며 “이에 따라 ‘디벨로퍼’를 앞세워 국내 주택 시장에서 해당 건설사 입지를 점령하려고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HDC는 올해 성과에 힘입어 향후 해외 시장에서도 양질의 인프라 수주를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도 건축 분야를 주요 타깃으로 꼽았다. HDC 관계자는 “인도 해안도로 공사 수주는 잠재력이 풍부한 인도 건설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할 의미 있는 성과”라며 “탄탄한 재무구조 및 차별화된 사업분석 경쟁력을 바탕으로 HDC현대산업개발만의 내실 있는 해외 사업을 수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다져온 디벨로퍼로 역량을 해외 개발사업 분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방글라데시 BSMMU 대학병원 투시도. 사진 = HDC현대산업개발
◇ 올해 영업익 3807억원 전망
한편, HDC는 올해 38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HDC는 올해 매출 3조5143억원, 영업이익 3807억원, 당기순익 2706억원으로 전망한다.
내년에는 매출액 4조6222억원, 영업이익 5351억원, 당기순익 3956억원이 기대되고 있다.
HDC의 실적을 이끌 것은 결국 국내 주택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HDC의 자체 사업 중 김포 사우 1300호, 김포 한강 1230호, 속초 청호 687호, 비전 아이파크 585호 등이 준공하거나 준공을 앞뒀다.
내년 하반기까지 HDC는 청주가경 1차 905호, 청주가경 2차 664호 등이 준공 예정됐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체 사업장이 감소해 실적 감소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제3기 신도시와 남북 경협과정, 서울 상업지역 주택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이 수익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이 줄어들 요소가 많지만 오는 2020년 예정된 ‘광운대 개발사업’과 ‘파주 서패동 개발사업’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수한 인프라 시공능력과 항만 강자로 자리 매김할 경우 수혜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남북 경협이 본격화한다면 당장 사업 가능한 자산을 보유한 유일한 건설사”라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투자개발사업에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며, 실질적인 수혜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