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전경. /사진=한국금융신문DB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과 규제 혁신 방안을 "추석 연휴 이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제관계 장관 회의 등 공식 절차를 통해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관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규제 혁신 추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덕분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외여행 3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서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산 상품을 여행 기간 내내 휴대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대형 항공사와 관세청,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까지 무산돼왔다. 현재 국내 면세점은 크게 출국장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으로 나뉜다. 운영 주체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2001년 직후부터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해왔으나, 대형 항공사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이들이 공동으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총수 일가 갑질 사태로, 아시아나 항공은 무리한 기내식 공급 계약으로 비난을 받았다. 또한, 면세 악용을 우려해 온 관세청 역시 문 대통령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 직접 지시에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중국이나 일본 등 이웃 나라들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한 점 등을 고려해 산업 경쟁력 유지 관점에서도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은 해외 소비의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할 수 있고, 외국인들의 국내 신규소비를 창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면세액 한도(1인당 미화600달러)를 조정하는 등 면세 제도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