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사진)는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다져간다는 경영 원칙 아래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고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한 가운데 기업금융의 차별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고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메리츠캐피탈 자회사 편입, 상환전환우선주(RCPS·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 발행으로 자기자본 3조원 규모의 내실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IB)로 탈바꿈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초대형 IB를 향한 포석을 마련했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에 더해 헤지펀드에 대출, 증권 대여, 자문, 리서치 등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에 발을 들였다.
◇ ‘최대 실적’ 릴레이…3년 평균 ROE 16%
메리츠종금증권은 2013년 이래 5년째 업계 최상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3개년(2015년~2017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6%에 달한다. 지난 2010년 취임 이후 근 10년간 메리츠종금증권의 수장을 맡아온 최희문 대표는 취임 첫해 359억에 그친 당기순이익을 2014년 1000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015년 당기순이익 287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3552억원을 기록해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메리츠캐피탈 인수와 RCPS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이 1년 새 1조4000억원 증가했음에도 불구 ROE는 13.7%로 업계 최상위권을 지켜냈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와 동시에 양질의 딜 소싱에 집중하는 등 기업금융의 호실적을 이뤄낸 영향이 주효했다. 여기에 리테일 및 트레이딩 부문 등 전 사업 부문의 수익 개선이 뒷받침하면서 균형적인 성장을 일궜다는 평가다.
돋보이는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2% 늘어난 1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1000억원대 분기 순이익 달성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재차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2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8.7% 늘어났다. 영업이익과 세전 이익은 각각 2621억원과 2865억원으로 17.6%, 21.7% 증가했다. ROE는 12.7%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자기자본 3조원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 인가 이후 대형사에 걸맞은 실적을 안정적으로 내고 있다”며 “올 상반기 거래량 증가 등 증시 호조에 힘입어 리테일과 트레이딩 부문을 필두로 전 사업부의 고른 이익 성장세와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김태현닫기김태현기사 모아보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18% 상회했다”며 “종합금융투자사로서 기업금융 부분의 증가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돋보이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사업구조가 높은 부동산금융 의존도에서 탈피하고 IB 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 대내외 환경 맞춰 유동적 전략 제시
메리츠종금증권은 시장과 사업환경에 맞춰 유동적인 전략을 구축하고 리스크 관리와 수익 극대화를 유지하겠다는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리스크 관리를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삼고 리스크와 수익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올해 연초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각국의 자국 중심 통화정책 등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 보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메리츠종금증권은 이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계속해 다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증권업종이 강세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은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대해 실적 민감도가 낮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불거진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기업금융 관련 인수물량의 범위를 확대해 IB 부문의 실적 회복을 이루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하반기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리테일 비중이 높은 타 경쟁사 대비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 감소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장효선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상환을 통해 실제 보통주자본 증가는 800억원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라이선스와 자금을 바탕으로 트레이딩 부문을 강화했고 기존 취약점이었던 리테일 부문에서도 적극적 인재영입과 주가연계증권(ELS) 등 신상품 판매 라인업을 강화해 IB 부문과의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강점은 집중 투자·신사업 개척 동반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존의 강점인 부동산 금융투자를 넘어 종합 IB로서 선두주자로 오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기존에 하던 것은 더 잘 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찾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강점이 있는 분야에는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신사업 개척도 동반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금융에 주력하는 동시에 인수금융, 기업 재무구조개선 대출 등 부동산 이외의 기업금융으로도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부동산부문을 제외한 기업금융 취급실적은 2014년 6000억원 수준에서 2016년 2조원, 2017년 2조3000억원 수준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부동산, 항공기 금융 등 대체투자사업에도 진출해 전통적 I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6년 GE 계열의 세계 2위 항공기 임대회사인 GECAS로부터 항공기 20대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9억 8200만 달러 중 2275억원을 투자하는 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7월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시작해 역량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형 기업과 4차 산업 분야에 모험자본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 국내 유일 종합금융업 자격 메리트 삼아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금융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거래환경 악화와 증시 하락장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기업금융의 수익 개선이 중심에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금융 부문의 우수한 영업력을 갖춰온 데 더해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조달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했다. 특히 부동산금융은 PF를 필두로 두각을 나타내왔다.
국내 업계에서 유일하게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IB 부문의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지점 축소 등으로 인해 고객 영업망이 줄어들면서 경쟁사 대비 수탁수수료를 비롯한 위탁매매 부문 사업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예대 금융기관의 강점을 활용해 견고한 사업기반을 다지고 있다.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을 비롯한 부동산금융 주선 및 자문, 부실채권(NPL) 투자, 기업대출 등이다.
2012년 이후 종합금융 계정의 담보대출확약 증가는 IB 부문의 수익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RCPS 발행 이후 종합금융사에서 종합금융투자회사로의 점진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종합금융업 라이선스가 만료됨에 종금 계정 자산은 감소하고 있으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아내면서 본 계정을 통한 대출채권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종금형 발행어음(CMA) 잔고는 2조3000억원이다. 종금형 CMA는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가능해 타 유형의 CMA 대비 거래금액이 많고 계좌당 평균 잔액이 일정수준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최 대표는 1987년 뱅커스트러스트에 입사한 후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IB를 두루 거쳤다. 이후 2002년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한 후 2010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으로 취임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