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를 두고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 데다 상고심 재판 중인 것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2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월 초 삼성에 방문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김 부총리가 LG, SK, 현대차, 한화 등 네 차례 대기업과의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총수급 인사들를 만났다는 점,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과 첫 대면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삼성을 방문하는 자리에 이 부회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오랫동안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주주총회, 삼성 80주년 행사, 호암상 시상식, 글로벌 전략회의 등 굵직한 행사는 물론 삼성 기념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최대한 활동을 자제했다.
물론, 석방 이후 3차례의 출장은 있었다. 지난 3월 유럽과 캐나다, 5월 중국과 일본, 지난달 홍콩과 일본 등 출장길에 오른 바 있지만 이 모든 일정은 비공개였다.
5개월의 오랜 침묵을 깬 건 이달 초 인도 출장이다.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방문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서다. 당시 인도 방문은 이 부회장의 첫 공개일정이라는 점,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자리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멀리까지 찾아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와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 부회장이 갖는 두 번째 공식 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식 활동 여부를 떠나, 당장 이 부회장과 삼성 앞에는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뇌물공여와 횡령 혐의와 관련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건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논란과도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해소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데다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재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경영 복귀 여부를 쉽게 판가름할 수는 없지만 최근 문 대통령과의 만남 등의 활동들을 고려해볼 때 준비작업 정도로는 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총리의 이번 삼성 방문은 그동안 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생각해볼 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