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임기 3년째를 맞이하는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손해보험 사장(사진)과 임직원 일동은 기념식을 개최하고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양종희 사장은 지난 3년간의 최대 변화로 ‘일하는 방식과 생각’, ‘가치 중심의 경영계획’, ‘디지털 혁신’ 등을 꼽는 한편, 고객과 영업가족의 신뢰를 바탕으로 신계약가치를 높이고 업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노력해 온 임직원들의 공로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매출액이 출범 당시 보다 6000억 원 가량 증가한 9조7000여억 원을 기록하며 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 KB금융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 LIG 인수 과정 ‘해결사’ 면모 과시
KB금융지주가 처음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2015년 당시에는 인수가격을 놓고 잡음이 발생했다. 지난 2013년 LIG건설 기업어음 투자자 피해보상을 위해 구자원 회장 일가의 보유지분 (19.47%)과 경영권 매각이 추진되면서, LIG손해보험은 당시 영역 확장을 꾀하던 KB금융지주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이 지연되고, LIG손해보험의 미국법인 손실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하면서 인수 작업은 다소간의 차질을 빚었다. 인수가격 조정을 놓고 실무자들 간 이견이 계속돼왔다.
그러던 중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구자원 LIG그룹 회장을 만나 직접 담판을 지으면서, 양사는 당초 제시됐던 인수가 6850억 원보다 5.8% 낮춰진 645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업계에서는 윤종규 회장이 ‘해결사’의 면모를 제대로 과시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당시 KB금융지주는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지주에 소폭 뒤쳐져있던 자산규모 1위 자리를 탈환하는 한편, 비은행부문 비중도 확장하는 등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
LIG손해보험에서 간판을 바꾼 KB손해보험 역시 KB금융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방카슈랑스 영업, 일반보험 확대 등을 꾀할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M&A라는 평가가 많았다.
◇ 양종희 사장 리스크 관리 경영, 회사 내실화로 ‘빅4’ 자리 굳혔다
KB손해보험의 초대 사장 자리에는 KB금융의 전략기획담당 상무로서 LIG손해보험 인수를 총괄하던 양종희 사장이 취임했다.
양종희 사장은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 2008년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과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을 거쳤다. 전략통인 양종희 사장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후계자’로까지 거론되기도 했지만, 보험업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세간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양 사장은 그러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며, 주춤했던 KB손보를 ‘빅4’ 싸움에 뛰어들 수 있도록 위상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과 함께 손보업계 ‘빅4’로 분류되던 대형사지만, LIG손해보험 말기 당시 5위권이던 메리츠화재가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부회장 취임과 함께 엄청난 급성장을 이룩하며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신경영체제 확립을 통한 도약 기반이 마련되며 KB손보의 시장점유율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보종별 보험영업이익 확대 및 손해율 개선이 초회보험료 및 지급여력 비율로 이어지며 재무건전성 역시 호전됐다.
인수 초기인 2015년 말 기준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1737억 원에 그쳤지만, 2016년 말 3012억 원, 2017년 말 4302억 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 역시 2015년 말 170.2%에서 2018년 1분기 190.31% 수준으로 끌어올려지며 리스크 관리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 한 달 장기 휴가·여성 인력 주요직 등용 등 ‘직원친화경영’ 눈길
양종희 사장은 무엇보다 직원친화경영을 통해 임직원들의 동기부여에 힘써 보험업계는 물론 금융권 전체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한 달의 장기 휴가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KB손보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장기 자기계발 휴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유급휴가 10일에 개인 연차 10일을 붙이는 동시에, 공휴일이나 주말을 포함해 한 달이 주어지는 셈이다. 휴가자들에게 일반석 기준 200만 원까지의 항공료가 주어지는 것은 덤이다.
최근 장기휴가를 다녀온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오랜 근무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상황이었는데, 긴 휴가를 통해 확실한 힐링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동력을 얻은 느낌”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을 위한 복지를 다양하게 마련하다보니 동기부여도 잘 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뿐만 아니라 KB손보는 보험업계의 ‘유리천장’ 깨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타 업권에 비해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금융업계 특성상 여성은 임원까지 올라가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팽배한 상황에서, KB손보는 현재 12.4%의 여성관리자 비중을 3년내 20%까지 확대할 방침을 천명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올해 초 진행된 임원과 부서장 인사에서 임원 2명과 부서장 5명의 여성 임원을 등용하기도 했다.
▲ ‘KB손해보험 출범 3주년 기념식’행사에 참석한 양종희 대표이사(좌측 세번째)와 대표 부서장들이 출범 3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기념떡 컷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KB손해보험
◇ 2018 경영목표 ‘영업력 강화’와 ‘디지털 혁신’, 새 먹거리 발굴에 역량 집중
올해 초 3년째 연임을 확정지은 양종희 사장은 1월 ‘2018년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올해의 키워드로 ‘영업력 강화’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양종희 사장은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되고 고객의 트렌드가 바뀌어도 결국 기업을 생존하게 하는 것은 영업”이라며 “2018년은 KB손해보험의 전 임직원이 영업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KB손보는 2018년 4대 추진과제를 고객 중심 경영·가치 중심 성장·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경영기반 구축·KB손보-이해관계자 간 상생문화 구축으로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치경영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IFRS17 도입 준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KB손보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48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9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손보 관계자는 “1분기 당기순이익은 손해율 상승에 따른 보험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이익 증가와 지난 분기 일회성 비용들이 소멸되며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KB손보는 4대 추진 과제 중 올해 초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곳은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경영기반 구축’이었다.
KB손보는 최근 보험업계 최초로 ‘스마트 스크래핑’ 시스템을 탑재해 고객의 보험금 청구 편의성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 카카오와의 연계를 통해 모바일등기우편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르면 상반기 중 기존 개인신용정보활용동의 등 다양한 본인확인 절차에 카카오페이 인증 기반의 간편인증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 온라인 미디어 센터인 ‘KB인사이트’를 개설해 고객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했으며, ‘가치중심 성장’을 위해 장기 보장성 상품을 강화하고 보험업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했다.
하반기 역시 이러한 기조를 이어 리스크 관리 및 고객·직원친화 경영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레몬헬스케어’와의 협업을 통해 ‘My세브란스’ 앱에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편의 강화 역시 속도를 내고 있으며, 장기채권 중심 투자 확대로 투자영업손익을 늘리는 등 리스크 관리 경영에도 힘을 싣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