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윤 부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18년 한국국제경제학회 하계 정책심포지엄'의 축사를 통해 "미국 주도로 세계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들이 저생산성, 저성장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부문의 과도한 팽창은 오히려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신용의 과잉과 함께 이른바 'FIRE-finance(금융), insurance(보험), realestate(부동산)' 부문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실물 경제와는 관련이 적은 부문에서 부채가 빠르게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부총재는 금융이 기술혁신과 생산적 투자를 지원하기보다는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과도하게 집중된 것을 지적했다. 윤 부총재는 "일부 학자들은 '장기적인 성장정체(secular stagnation)'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 자본 한계효율 저하 등 구조적 문제도 있지만 금융이 부동산 등에 과도하게 집중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 앞으로 상당 기간 우리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과 실물경제간 조화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윤 부총재는 "금융이 실물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환경, 경제사적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금융과 실물간 어느 한쪽의 발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나머지 한쪽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윤 부총재는 이외에도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4차 산업혁명 진전 △산업구조와 노동 시장구조 변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통상질서 재편 움직임 △남북관계의 급진전 등을 우리 경제가 직면한 도전으로 꼽았다.
그는 "도전 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든 경제 주체들이 수시로 기회와 제약 요인, 정책방향과 대안에 대해 고민하는게 중요하다"며 "소통을 통해 사회 전체적으로 지식을 공유하고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