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사옥. 사진 = KB증권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ERCG의 역외자회사가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1억5000만달러화 채권이 만기 상환되지 않았다. CERCG 지급보증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특수목적법인(SPC) 금정제십이차가 발행한 ABCP까지 채무불이행이 위험이 생기면서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 동반 채무불이행)’가 발생했다.
해당 ABCP는 6개월 만기물과 1년 만기물 각각 1635억원, 10억5000만원 규모로 지난 8일 발행됐다.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는 현대차투자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 5개사다. 투자금액은 현대차투자증권이 500억원 규모로 가장 크고 나머지 증권사는 각 100~200억원 가량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정제이십차의 자산관리자인 한화투자증권은 채무 보증인인 CERCG와 채무조정 또는 담보설정 등 협의를 통한 회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ABCP에 투자한 증권사들은 올해 상당 규모의 손실처리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KB증권의 해당 ABCP에 대한 익스포저는 200억원 규모다. 이는 자기자본의 0.5%,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7.4% 수준이다. 신용평가사들은 KB증권의 투자 규모가 자기자본과 지난해 순이익 대비 크지 않다는 점, 올 1분기에도 견조한 순이익을 시현한 점을 근거로 이번 손실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KB증권은 올 1분기 8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실적 호전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KB증권은 투자금액이 자기자본 및 순이익 규모 대비 작아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KB금융그룹 편입 이후 강화된 리스크 관리, 우수한 시장 지위에 기반한 사업 안정성 등을 감안할 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도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도 KB증권은 수익기반 다변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ABCP 부실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