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리 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이날부터 27일까지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한국지엠 노동조합과 만나 '복지후생비 삭감' 등에 대해 의견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배리 앵글 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주까지 한국지엠 전국금속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엠본사와 산업은행의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문제는 차입금 상환이다. 한국지엠은 이달 말까지 지엠 본사로부터 빌린 7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는 한국지엠이 지난해 말 지난달 갚았어야 할 돈이지만 지엠은 지난 연말 만기를 2월말로 늦췄고, 지난달 23일 다시 '3월 말'로 재연장했다.
여기에 누적적자 역시 변수다. 한국지엠은 최근 4년간(약 3조원) 평균 75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액이 발생했다.
이는 높은 인건비와 부대비용, 복지후생비 등으로 연간 3000~4000억원 정도 지출돼 누적적자 규모는 확대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주가 신차배정 등 여러 중대한 사안을 결정짓는 시한"이라며 "산업은행과 산업부 관계자들, 노조 관계자를 만나 여러가지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역시 한국지엠과 비슷한 상황이다. 해외매각을 놓고 산은과 노조간 갈등을 넘어선 노노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조는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산은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방법이라고 노조를 설득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이하 대표단)은 해외 자본 유치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대표단은 "해외 자본 유치와 관련해 찬성의 입장을 밝힌 것은 법정관리와 해외 자본 유치라는 양자택일의 현실에서 오로지 회사의 생존과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며 "생존과 고용안정의 문제는 일반직과 생산직 공통의 과제"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지만 노조는 요지부동이다. 노조 동의 데드라인(30일)을 나흘 앞두고 채권단의 최후 제안으로 여겨지는 스톡옵션 부여와 전 직원 투표를 거부함에 따라 금호타이어 문제는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이 있기 때문에 해외 매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은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주장하는 국내 기업 인수설의 주체가 호반건설 등 광주지역 건설사들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호반건설 측은 이날 "전혀 생각도 한 적이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산은 간담회에 대해 "해당 합의는 산은 회장이 제안했던 것이지 노조가 동의한 것이 아니다"며 "공동선언문과 관련된 것을 전달받았지만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어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또 스톡옵션과 전 직원 찬반 투표 제안도 거부한다고 전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