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24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2018년 하반기부터는 주택담보대출외에 신용대출, 자동차할부금 등의 모든 대출을 심사하는 DSR(총체적 상환능력 비율)도 시행된다.
이렇다 보니 주택규제 강화로 인해 틈새투자처로 꼽히던 수익형부동산시장도 직격탄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2013년 하반기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수익형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재료는 저금리였다.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금융비용이 낮아지면서 부동산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몰렸다.
저금리를 활용해 대출을 끼고 수익형부동산을 매입한 투자자가 많았다. 특히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청약통장 없이도 분양 받을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상품이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형 아파트 상품의 또 다른 대안으로도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의 영향이 당장 오피스텔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르지 않은 데다 여전히 예금금리가 낮은 편이어서 투자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서울 강남권, 도심권 등 오피스텔시장을 견인하는 주요 지역은 대출 자금보다는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는 수요가 많다”며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요가 많고 다른 상품에 비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수요자에게 금리인상이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부터 급증하는 입주물량은 주의해야 한다. 2018년에는 7만 2,666실의 오피스텔이 입주를 시작한다. 지난해보다 45.94% 늘어난 물량으로, 2004년 9만 286실이 공급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경기가 상승하면서 2015년 이후 많은 물량이 분양됐는데 이들이 입주를 시작한 것이다.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것도 악재다. 올 1월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의 오피스텔은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최대 20%를 우선 분양해야 하고 신규 오피스텔 분양권은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오피스텔 규제지역으로는 서울 25개구 전 지역과 경기도·세종시·과천·부산 등 대부분의 핵심 지역들이 지정됐다. 정부의 후속조치도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규제지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는 오피스텔 분양 시 별도의 제약 없이 청약방식을 정할 수 있었으나 내년부터는 300실 이상의 오피스텔은 분양 시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 될 전망이다.
기존 오피스텔시장에 만연화된 깜깜이 분양(정식 분양절차를 밟지 않고 원하는 동호수를 선점해서 계약하는 방식)을 차단한 만큼 투기를 꺾으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부동산 임대업자의 대출 문턱도 높아진다. 정부는 오는 3월부터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RTI, Rent To Interest ratio)을 높여 적용할 방침이다.
RTI는 임대업자가 대출을 받을 때 건물가치 외에 임대수익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대출이 적정한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RTI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대출을 적극 활용한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 연간 임대소득이 이자비용보다 1.25배, 비주택은 1.5배는 돼야 대출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면서 연초 중에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이 연 9%에서 5%로 낮아질 예정이다.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 기준액도 상향 조정해 서울의 경우 기존 환산보증금 4억원에서 6억 1,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법 개정으로 인해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여건이 보장되지만 상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상가 투자시장의 흐름 중 과열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인상 여지와 더불어 영향을 받은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수익형부동산 투자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여파는 적지만, 지난해 말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이 단발성이 아닌 것이 시사된 만큼 기존의 저금리 기간 동안 금리 리스크에 둔감해진 투자자들에게 수익형부동산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추가 금리 인상은 상가 투자시장에서 더욱 민감하게 작용한다”며 “투자금이 타 수익형부동산보다 높고 대출을 활용한 투자가 보편화돼 있는 상가는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상가는 물가와 경기, 창업 및 임대시장의 상황과도 밀접하기 때문에 장기화된 경기 불황과 추가 금리 인상이 겹치게 되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여지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상가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분양가와 금리 인상 등 투자 위험도를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조현욱 더굿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수익형이라고 해서 너무 상업적인 쪽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물류센터나 섹션오피스 등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맛집 전략을 펼쳐야 하며, 위치나 가격이 괜찮고 주변 배후 수요 등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과도한 대출을 끼고 수익형부동산에 뛰어든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 금리가 상승 기조를 띨 것이기 때문에 대출 비중을 줄여가며 자기자본 대비 30〜40% 수준으로 투자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수익형부동산업계는 올해 전망이 불투명한 오피스텔과 상가를 대체할 상품으로 지식산업센터와 생활형숙박시설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형숙박시설과 지식산업센터가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입지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이들 상품은 분양권 전매 규제를 받지 않아 기존 수익형부동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 발행 재테크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