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사진)이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생명보험협회
이미지 확대보기신용길 회장은 8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이론상으로는 가능한 일이나, 현 단계에서는 인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KDI의 연구 결과에 따라 인하 여력이 있으면 인하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비급여 부분이 급여로 전환됐음에도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30% 내외로 크게 변하지 않은 점이 근거로 꼽혔다. 보험업계는 이에 대해 당시 의료업계가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신설한 탓에 의료비 지출이 줄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신용길 회장은 생명보험업계가 당면한 숙제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단계적 적용을 요구할 계획을 밝혔다.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K-ICS에서는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돼 보험회사가 추가로 막대한 자본을 쌓아야 한다. 이로 인해 보험업계는 전에 없던 거대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신용길 회장은 "두 가지 제도가 한 번에 도입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최초인데, 이는 보험업계에게 있어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므로 다시 한 번 검토해달라고 당국에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유럽의 자본 건전성 규제인 ‘솔벤시(Sovency)Ⅱ’가 16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제도를 도입한 예를 들며, 우리나라 보험시장 역시 보험회사가 재무적 충격을 받지 않도록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명보험협회는 올해 본격적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험업에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기존 공인인증서 방식의 본인인증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 보험회사에 본인인증을 했다면 다른 보험회사와 거래할 때 별도 인증할 필요가 없는 인증 방식이다.
교보생명이 지난해부터 시범적으로 구축 중인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을 전체 업권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이는 병원을 이용한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더라도 병원비 수납 내역과 보험사의 계약 정보만으로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생보협회는 블록체인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업계에 적용하기 위해 전담조직인 '혁신전략팀'을 올해 초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생보협회는 타 업권에 비해 유난히 민원 건수가 많은 보험업의 민원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강구한다.
2016년 기준 보험 민원은 모두 4만8천573건으로 전체 금융민원의 63.7%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생보협회는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 상품개발, 판매, 유지, 보험금 청구·지급 등 보험계약 단계별로 민원 발생 원인을 분석해 자율적인 민원감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전했다.
‘내보험찾아줌’ 서비스를 비롯한 미청구보험금 찾아주기, 금융 취약계층 대상 서비스 개선, 공시제도 개선 등 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