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1월 출시한 저해지환급형 '삼성생명 실속든든 종신보험' / 사진=삼성생명
지난해 각각 1조 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했던 삼성 계열 보험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들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다른 회사들이 다양한 할인특약과 소액상품을 출시할 때 우량고객에 초점을 맞춘 뚝심 경영을 밀어붙였으나, 최근에는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 할인특약 출시 예고 등 노선을 바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16일부터 '실속든든 종신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보험업계는 삼성생명이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사실에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간 중도해지환급금 미보증형 상품은 취급했지만,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은 출시하지 않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우량고객 위주의 영업으로 저가형 상품에 대한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적게 느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ING생명이 2015년 국내 최초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내놓은 이후 타 보험사들이 앞다투어 관련 상품을 출시함에 따라 종신보험 시장 판도가 변화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장성보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는 1조2110억 원으로 전년(1조6250억 원) 대비 26%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시장점유율이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하자, 삼성 측에서도 새 활로를 찾아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삼성생명은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영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전속 설계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신인 설계사들의 육성에 집중하는 등 가치중심 영업 기반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화재 역시 시장 상황에 발맞춘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누적순이익 1조원을 조기 돌파하며 여전히 압도적인 업계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지만, 기관 주주 및 보험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수적인 판매 전략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삼성화재는 독립보험대리점(GA) 채널을 통한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기존에 팔지 않던 다양한 상품들을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손해율이 높아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 판매를 꺼리던 치아보험 등의 신상품 출시는 물론, 지난 24일에는 기존 손보사들에서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던 ‘자녀할인 특약’을 출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는 SK텔레콤과 손잡고 운전습관 연계 자동차보험 역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할인특약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1월은 한 해 영업의 방향성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이므로 전사 역량을 집중해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선도 보험사인 삼성 계열 보험사들의 매머드 행보에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은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어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틈새시장 영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던 중소 보험사들은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