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본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23일 제기됐다. 건설업계가 아닌 정치권발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우건설 매각에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특혜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김 원내대표가 지적한 특혜에 대한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그는 발언 이후 ‘특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보는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그럼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하나씩 보며 특혜가 무엇인지 찾아보자. 우선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든다’라는 발언이다. 즉, 인수능력 없는 중견사가 대형사를 인수하려고 무리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는 최근 대우건설 주가를 보면 맞지 않는다.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이 본격화됐을 때 매각가는 약 2조원대로 판단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표된 대우건설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급락, 매각가는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말 7000원대를 기록했던 대우건설의 주가는 24일 5900원까지 떨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대우건설 지분 50.75%의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도 1조5000억원선으로 추산된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매각가로 1조4000억~1조6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호반건설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매각가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이 산업은행에 제시한 ‘분할 지분 매각’에 대해서 건설업계는 ‘특혜’라고 규정짓기 어렵다고 말한다. 인수합병은 매수자와 매도자간 합의로 진행되는 것으로 분할 매수 가능성을 두고 특혜라고 하는 것은 억측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아직 지역 건설사라는 이미지가 강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향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미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된 이후 어려움을 겪은바 있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대우건설 노조는 “금호그룹 편입 때가 떠오른다”며 호반건설로의 매각을 반대한다.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매각을 반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처럼 근거 없이 ‘특혜’를 거론하며 ‘아니면 말고’식의 발언은 이해하기 어렵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