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브라이프생명 CI
기존의 온라인보험 시장은 막대한 자본과 회사 규모를 앞세운 대형사들이 80%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독점해왔다. 생명보험업계 빅3로 꼽히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기준 76.3%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으며, 손해보험업계 역시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상위 4개사가 92.1%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중소형 보험사들은 온라인보험 판매의 중요성을 알고서도 섣불리 손을 뻗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온라인보험은 인건비 및 판매수수료 절감 등의 효과가 있어 미래 보험판매 채널의 핵심 축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업 기반 자체가 확립되지 않은 회사가 대부분이라 당장 수익을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IFRS17을 대비한 자본확충만 해도 진땀을 흘리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들 입장에서 온라인보험은 그림의 떡인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처브라이프생명은 22일 ‘Chubb 오직 유방암만 생각하는 보험(무)’를 출시해 온라인보험 시장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암 중 오로지 유방암 한 가지만을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온라인 전용상품으로, 20세 여성 기준 월 180원, 30세 여성 기준 월 630원이라는 파격적인 보험료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형태는 앞서 보험 공동구매 플랫폼 ‘인바이유’가 MG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과 손잡고 공개한 미니보험을 연상시킨다. 이 상품들은 불필요한 보장과 특약을 제거하고 꼭 필요한 보장만 낮은 가격에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연이은 가계경제 불황 등으로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거품을 걷어낸 맞춤형 보험 상품들이 오히려 각광받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처브라이프의 유방암 보험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개발된 상품이다. 여기에 온라인보험 상품으로 판매된다는 점 역시 보험료 인하 요인에 무게를 더한다.
보험료가 너무 낮아 이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처브라이프 측은 “2030 세대의 유방암 발병률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책정된 보험료”라고 설명했다. 높아지는 유방암 발병률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처브라이프의 상품이 성공한다면 온라인보험 시장의 가격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중소형 보험사들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새로운 판도가 열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