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 추이 / 자료=각 사, 손해보험협회
지난해 눈에 띠는 손해율 개선을 통해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보험이 19년 만의 흑자를 거둘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이마저도 하반기 손해율 급상승과 사업비 등으로 인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3개 회사만 흑자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회사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28.6%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그룹인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각각 19.7%와 19.3%의 점유율로 종이 한 장 싸움을 이어가고 있으며, 4위 KB손해보험은 12.4%의 점유율을 보였으나 다양한 특약 출시로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나머지 20%의 점유율을 두고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10여 개의 중소형 손보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소형사들은 한자리 수 이하의 점유율로 인해 자동차보험 흑자 기조에도 큰 재미를 보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업계에서 지정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0% 선에서 형성되는데, 한 때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90%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손해율을 보였다. 그 결과 보험사들 사이에서 자동차보험은 ‘적자를 감수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파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정부가 실시했던 보험산업 자율화 정책과 규제 완화로 인해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크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일례로 2016년 84%의 손해율을 기록했던 메리츠화재는 2017년 말 78%의 손해율로 업계 최저 손해율을 달성했으며, 2016년 100.8%라는 압도적인 손해율로 골머리를 앓던 롯데손해보험 역시 86.4%까지 손해율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손해보험사들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할 것을 주문했고, 각 보험사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자동차 보험료들이 차례대로 인하됐다.
그러나 겨울 들어 포항지진, 폭설, 이상 한파 등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다시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보험사들은 다시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의 경우에는 그나마 타격을 받아도 버틸 수 있지만, 중소형 보험사들은 그렇지 못했다.
한 중소형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이미 형성해놓은 시장에 새로 진출하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으나 역시 힘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보험의 등장이 대형사들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운을 뗀 후, “틈새시장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IFRS17을 앞두고 중소형 보험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우려의 말을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