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가 9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23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10억원에 불과한 매수 주문을 받았다.
미매각된 물량은 KB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 인수단이 모두 인수하기로 해 롯데손보는 일단 900억원의 자금은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롯데손보는 전체 자산의 43%를 계열사 퇴직연금으로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태다. 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후순위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내년 추가 발행이 불투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은 2021년 보험업계에 도입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을 앞두고 RBC제도를 개선해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다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퇴직연금 리스크를 RBC비율 산출식에 포함해 책임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는 롯데손보가 그동안 계열사 퇴직연금을 주로 받아온 만큼 회계제도가 변경되면서 RBC비율도 크게 급감할 것으로 예상을 내놨다.
이번 후순위채 흥행 실패는 발행사와 투자자의 기대 금리에 대한 온도차가 큰 탓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이슈에서 불거져나온 매각설도 영향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매각설은 매년 나오는 얘기"라며 "다만 롯데손보의 실적이 매 해 증가함에 따라 신빙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롯데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164억원 대비 377.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30억원 대비 340% 늘었으며 영업수익도 2조2555억원에서 2조4804억원으로 10%가량 증가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