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강남사옥 / 사진=삼성생명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0월 고용노동부에게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노동 3권 보장을 위한 법률을 개정 권고 요청을 내렸다. 고용노동부가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지금껏 비공식적으로 활동 중이었던 설계사 단체들이 정식 노조설립 신청을 낼 것으로 보인다.
보험설계사 노조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 변동을 놓고 설계사들의 노동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조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삼성 계열 보험사들의 고충이 유독 큰 이유는 설계사들의 규모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등록설계사 수는 3만 4000여명으로 업계 최대를 자랑했다. 2위인 한화생명(2만명)보다 1만 명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손보업계 또한 삼성화재가 4만 명의 설계사를 두어 2위인 한화손해보험(3만 2000명)보다 월등히 많다. 따라서 노조가 생길 경우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창업자인 선대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 회장 때부터 무노조 원칙을 고수해온 삼성그룹이었지만, 올해에만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웰스토리, 삼성에스원 등 자사 계열사에서 독립노조가 설립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 구속과 삼성미래전략실 해체로 지배력이 낮아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만약 업계 1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삼성계열 보험사들에도 노조가 생기면 다른 삼성 계열사의 노조설립 움직임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삼성 측은 아직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직 노동법개정 등 남은 과제가 산재한 만큼 회사차원에서 대응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논의라 회사차원에서 이렇다 할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