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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시장, 대형사 진입으로 ‘동반성장’ 기대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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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11-10 16:19 최종수정 : 2017-11-10 16:29

문홍집 뉴지스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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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집 뉴지스탁 대표이사

▲문홍집 뉴지스탁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로보어드바이저는 묻지마 투자를 배척할 대안이다. 뿐만 아니라 거액 자산가에 대한 서민 투자자들의 대안이기도 해 투자 기능의 지속적인 개발이 필수다.

로봇에게 내 자산관리를 맡기는 시대가 왔다. 로봇(robo)과 자문가(advisor)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투자대상, 투자시점 등이 자동으로 도출 가능한 것과 더불어, 투자자 개인 니즈(needs)의 최적화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수수료에 있다. 증권사들이 기존에 제공한 자산관리 서비스는 거액자산가들만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였다. 계좌에 7억원 수준의 투자 자산을 보유해야만 제대로 된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던 것이다. 자산관리는 50~60대의 고객층의 전유물이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러한 패러다임을 바꿨다. 뱅가드와 찰스스왑을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자문수수료를 최대 0.05%까지 낮췄다. 최소투자금도 낮게 잡아 청년층을 주 타깃으로 영업을 활성화했다.
한국은 몇 가지 규제가 완화돼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전망은 밝다. 특히 비대면 거래 활성화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 시장 성장을 촉진할 주요한 배경이다. 현재 주요 금융사들은 경쟁적으로 비대면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브로커리지 영업 방식을 비대면 거래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문홍집 뉴지스탁 대표는 “현재 주식거래의 60.9%, 펀드 판매의 1.5%, ELS 판매의 14.9%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는 도입 단계지만,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고 투자가용자산이 적은 청년층을 공략할 것이며, 이는 자산관리의 대중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핵심은 ‘경쟁’ 아닌 자산운용시장 확대
특히 스타트업 위주로 이뤄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기존 대형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로보어드바이저시장에 뛰어들길 고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시장 자체를 키운다면 그 안에서 경쟁을 하더라도 소형사의 먹거리가 현재보다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우리는 대형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이 시장에 진입해주길 바라고 있다. 대형사와 고객을 놓고 싸우는 게 아니라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문홍집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서의 경쟁이 ‘대형사-소형사’, ‘사람-인간’ 간의 경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점차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이 안정적이게 되면 부동산 등에 몰린 유동성자금들이 자산관리 시장으로 모여 시장 자체가 다섯 배가량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거액자산가가 펀드에 넣는 돈은 전체 자산의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이 나날이 좋아지면 20~30%까지 증가할 것이다. 알고리즘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도화되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펀드의 수익률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산영업시장이 커진 상태에서 대형사들은 대형사들대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이고, 소규모 업체들은 투자받기 좋은 환경을 누릴 수 있어 윈윈(win-win)하는 셈이다.”

로봇펀드, 일반펀드와 동일선상에서 비교 불가
지금까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펀드는 강세장보다 약세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8월 기준 중위험 펀드 수익률은 국내 상위 펀드들이 -0.72%일 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0.03%를 기록했다. 또 저위험 펀드 수익률은 국내 상위 펀드가 -0.96%,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0.31%의 성과를 기록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중에서도 쿼터백자산운용이나 파운트, 디셈버앤컴퍼니 등은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라고 다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게 아니다. 이들은 채권, ELS 등 안전자산 비율을 80%로 맞춰 하방경직성을 높이고 있다. 목표 수익률을 3~10% 정도로 잡는 것이다.”
문 대표는 이러한 이유로 로봇펀드와 인간펀드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체 일반 펀드와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을 표방하는 펀드와 비교해야 올바른 비교가 된다는 설명이다.
“상반기 강세장에서 20% 가까이 수익률을 거둔 일반 펀드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펀드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편입 비율이 높은 국내 주식형펀드들의 수익률은 단연 좋았다. 하지만 수익률을 일부 기업에 의존한 구조의 펀드는 시장이 망가질 경우 수익률이 박살 날 위험이 높다.”
로보어드바이저시장, 대형사 진입으로 ‘동반성장’ 기대


뉴지스탁, 투자 전략 공유 플랫폼 ‘젠포트’ 선봬
문홍집 대표는 IT기술에 대한 일가견을 바탕으로 ‘뉴지스탁’을 창립했다. 그는 1998년 국내에서 최초로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개발함으로써 국내 증권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대신증권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대신증권 CIO(최고정보책임자)와 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IT는 음식으로 따지면 조미료와 같다. 어떤 산업이든 IT가 들어가서 그 산업을 발전시키지 못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과거에 HTS를 만들었을 때, 개인 회원 100만명이 한 번에 늘어나는 것을 경험했다. 동시 접속자가 20만명에 달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영업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홍집 대표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 오히려 더 훌륭한 투자 전략을 짜내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개발된 플랫폼이 뉴지스탁의 ‘젠포트(GenPort)’다. 젠포트는 국내 최초 퀀트 기반의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 플랫폼이다. 투자자 개인이 개발한 투자전략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받을 수 있고, 공유를 통해 타인의 전략을 보고 배울 수도 있다.

“처음엔 어떻게 쓰는지 어려워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입소문을 통해 많은 이용자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검증받는 데 젠포트를 활용하고 있다. 개인 고객 중 똑똑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생각을 현실로 확인시켜준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고객들이 좋은 전략들을 많이 개발해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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