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 전 사장이 업무상 횡령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데 이어 검찰이 대가성 로비가 의심되는 한국e스포츠협회를 압수수색하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재승인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e스포츠협회 사무실과 현직 청와대 A수석의 전 보좌관 윤모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e스포츠협회가 2015년 재승인을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수억원대의 후원금을 받은 과정과 협회 자금 횡령 부분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당시 A수석은 e스포츠협회장으로 홈쇼핑채널 재승인에 관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이와 관련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2015년 당시 e스포츠협회의 공식 스폰서로서 정당한 절차를 걸쳐 후원금을 전달했을 뿐 불법적인 후원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로비를 둘러싼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방송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은 지난 3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아울러 재판부는 소속 법인 자격으로 함께 기소된 롯데홈쇼핑에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이 같은 의혹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내년으로 예정된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에도 먹구름이 꼈다.
미래부는 2015년 5월 당시 임직원 비리와 불공정 거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롯데홈쇼핑에 기존보다 2년이 줄어든 3년의 조건부 재승인을 결정했다.
미래부는 재승인 주요 조건으로 불공정 거래행위 및 임직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윤리위원회 설치 의무화, 부당한 정액수수료 및 송출수수료 부당 전가 금지 등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내년 4월 재승인을 준비해야 하지만 당시 로비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행 홈쇼핑 재승인 심사기준 및 배정에 따르면 총점 1000점 중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공익성의 실현 가능성’의 배점은 방송평가(3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220점에 해당한다. 특히 공적책임 등은 다른 항목 평가 점수와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재승인 탈락이 결정되는 ‘과락적용’ 항목에 해당한다.
다만 롯데홈쇼핑은 2015년 재승인 의혹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당시 과학기술정부통신부)로부터 ‘6개월간 황금시간대 방송중단’ 처분을 받았던 사안에 대해서는 행정소송 끝에 지난 9월 1심에서 승소했다. 프라임 타임(오전·오후 8~11시)의 방송중지로 인한 납품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