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30년 만기 영구채 5억달러(한화 약 55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는 4.475%로 흥국생명이 당초 희망한 4.625%보다 0.15%p가량 낮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 생명보험사는 흥국생명이 두 번째다. 지난 7월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교보생명은 우수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3.95%의 발행금리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국내에서 연 4.582% 금리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흥국생명의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연 4.475%, 한화로 환산시 연 3.939% 가량으로 교보생명보다 소폭 높지만 한화생명보단 낮은 수준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일 흥국생명이 진행한 이번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글로벌 기관투자가 43곳이 7억달러 규모의 매수주문을 냈다. 발행일은 오는 9일이며 노무라증권과 JP모간이 발행 주관을 맡는다.
흥국생명은 지난 3월 국내에서 사모 영구채를 발행해 3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준비한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는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금리 수준이 높아 발행을 접었다. 여기에 오너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흥국생명의 자금확충 활로가 막히는 듯 했지만 이번 해외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파란 불이 켜진 것.
이번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크게 올라 200%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의 작년 상반기 RBC비율은 162.2%로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인 150%를 소폭 웃도는데 그쳤다.
금융당국은 2021년 도입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자본확충 등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권고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이번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저금리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자본확충이 필요한 타 중소형 보험사들에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셈"이라고 평가를 내놨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