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엄승희 홈플러스 상품부문장(부사장),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최영미 홈플러스 인사부문장(전무). 홈플러스 제공
유통업계 특성상 여성고객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해 여성임원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함과 동시에 능력위주의 인사를 통해 수평적인 기업 문화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 첫 여성 CEO 배출 이슈는 홈플러스가 선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임일순닫기임일순기사 모아보기 경영지원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등이 유통업계 대표 여성 CEO로 꼽히지만 비(比) 오너일가에서 여성 CEO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임 신임대표는 냉철하고 꼼꼼한 경영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 구성원간 화합을 이끌어내는 안정된 리더십을 펼치는 인물”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의 꽃’으로 불리는 상품부문 수장과 인사부문을 이끄는 최고 책임자에도 여성 인재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의 부문장급 임원 중 여성 비율은 약 38%에 달한다. 특히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 비율은 절반(50%) 이상이다. 홈플러스 측은 고객의 상당수가 여성인 만큼 차별성을 위해 향후에도 임원 선임에 성별을 가리지 않는 인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9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맨 앞줄 가운데)이 여성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WOW포럼 (Way of Women)이라는 여성 리더십 포럼을 개최하고 있으며, 육아휴직 의무화 도입과 기간 확대, 회사 내 어린이집 설치, 여성 간부사원 30% 육성 목표 추진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2000년 3명에 불과했던 여성임원은 현재 21명으로 5년 동안 7배가량 증가했다. 신입사원 중 여성 입사자 비율 역시 2000년 25%에서 지난해 40%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롯데그룹 전체 여성인재 비율은 30%에 달한다.
이윤주 이랜드그룹 최고 재무책임자(CFO). 이랜드그룹 제공
이랜드에 따르면 과장급 이상 임직원 중 여성 직원 비율은 45%로 타 유통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랜드 관계자는 “여성 CFO는 그룹 최초 일 뿐만 아니라 패션, 유통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로 특유의 섬세함과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인재 확보를 위한 여성친화 제도도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은 임산부 직원들에게 △임신 기간 동안 2시간 단축 근무 △임산부 직원 교통비(택시)지원 △임산부 직원 전용 휴가 및 휴직제도를 신설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백화점 업태 특성상 여성 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은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해 임산부 직원에 대한 종합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여성 직원 비중은 지난 2012년 33.2%에서 2015년 43.6%, 2016년 43.8%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밖에 이마트는 지난해 4월부터 업계 최초로 임산부 직원에 한해 2시간 단축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여성들이 희망하는 부서로 배치될 수 있도록 우선배치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에 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