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분 인수 후 우리은행 임원 저축은행 대표로 추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캐피탈, F&I, 부동산관리회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부터 인수합병(M&A)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발언의 배경은 인수합병을 통한 지수사 전환 이슈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인수와 인사 배치는 이 행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대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2013년까지 우리파이낸셜과 우리금융저축을 계열사로 두고 있었으나 매각한 바 있다.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출자 후 지분 인수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한 이유는 아직 완전 민영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각 후 금융지주사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세금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이다.
◇지역 토박이 인사 추천으로 시너지 노려
금융지주사 전환 전 까지 우리은행은 이번 인수 대상 회사 내부 정리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이를 위해 지난 4일 인사이동을 발표하면서 조규송 상무를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번 저축은행 차기 대표 추천과 관련해 아주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우리은행에 후보자를 요청했고 우리은행은 조 상무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조규송 상무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상고, 청주대학교 영문과를 나온 토박이다. 여기에 우리은행 내에서도 2008년 청주지점장, 2011년 대전지점장, 2013년 대전충청남부영업본부장을 거쳤다. 아주저축은행 또한 청주를 기반으로 성장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아주저축은행을 둘러싼 상황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2012년 아주캐피탈에 인수 후 도내 영업점 4곳을 폐쇄했고 현재는 청주 본점 외 서울 삼성, 서초, 수유, 문래 등 총 영업점이 4곳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 또한 줄었고 거래고객 수도 1만 명 가깝게 이탈했다.
조 상무는 오는 8월 주주총회를 통해 새롭게 대표로 선임될 경우 아주저축은행 영업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가 정상화되면 잔여 지분 우선청구권을 가진 우리은행이 이를 행사해 자회사로 편입하게 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