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훈 사장이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클리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박 사장은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지휘봉을 잡은 후 ‘골프’를 들여와 국내시장에서 해치백 열풍을 일으켰다. 박 사장은 오는 하반기 역시 ‘클리오’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클리오가 국내시장에서 제2의 골프 열풍을 일으킨다면 르노삼성 전체 판매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르노삼성 구원 등판해 QM3, SM6 잇단 성공
지난 2013년 9월, 르노삼성자동차는 내수시장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수입차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인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르노삼성의 부름을 받은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분위기가 위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후 박 사장은 소·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SUV)’QM3’와 ‘QM6’, 중형세단 ‘SM6’를 성공적으로 국내 안착시키는 탁월한 영업 수완을 발휘한다.
특히 작년 3월 출시한 중형세단 SM6는 연간 목표 판매량 5만대를 11월에 조기 달성하면서 ‘중형차 하면 쏘나타’로 굳어졌던 국내소비자 인식을 깨는데 성공했다. 6월에 나온 ‘QM6’는 2달 만에 기아차 쏘렌토R 등 경쟁 모델을 밀어내고 월간 판매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이면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전체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 사장이 취임한 해인 2016년에는 내수 11만1101대, 수출 14만6244대 등 총 25만7345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대비 12% 늘어난 수치다. 작년 내수 판매는 1년(8만17대)전 보다 38.8% 늘어나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 “클리오, 내수 시장 동메달 획득쯤은 가뿐”
르노삼성은 소형 프리미엄 해치백 ‘클리오’를 통해 내수 시장 3위에 오르겠다는 전략를 넘어 자동차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려고 한다. 박 사장은 지난달 19일 ‘2017 네크워크 컨벤션’ 행사에서 “클리오를 통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르노삼성만의 놀이터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가 기대하는 놀이터 주인공 클리오는 1990년 첫 선을 보인 후 글로벌 시장에서 1300만대 넘게 팔릴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프랑스에선 20년 가까이 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 소형차의 표준으로 군림하고 있다.
국내에 선보일 모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이 유력하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사전 공개된 4세대 클리오는 C자형 주간 주행등, 3D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고정형 글라스 루프 등 소형차에서는 볼 수 없는 최고급 사양들을 갖춰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동안 잠재된 ‘소형차’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와 수요를 르노삼성이 잘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 추월 목표로 푸조 208·BMW 미니 지목
르노삼성은 경쟁모델로 푸조 208, BMW 미니를 꼽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푸조 208 등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소형차”라면서도 “(이 차들보다)앞선 인지도와 판매대수를 바탕으로 더 큰 인기를 구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멋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타깃이고, 다양한 컬러를 바탕으로 제한된 자동차 구매 형태에 변화를 주는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클리오의 국내 안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가격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해치백 모델 성공사례가 적지만 클리오는 완성도가 높고 고급 수입차가 아니기 때문에 젊은층이 엔트리카 모델로 구입할 만한 요소가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디자인 면에선 골프보다 경쟁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격과 옵션 등에 대한 경쟁력이 충분하다면 국내 무대에서도 승산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최천욱 기자 ob2026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