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두산은 사업 부진 여파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2월과 9월·11월 등 4차례에 걸쳐 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1~2년차 사원들까지 퇴직 압박에 시달리는 홍역을 치렀다. 국내 대기업이 갓 입사한 신입사원의 퇴직까지 요구하는 것은 IMF 외환위기를 제외하면 드문일이었다.
이에 박 회장은 취임식에서 “환경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현장의 판단과 빠른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그룹 재건 의지를 다졌고 “현장에서는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두산은 2016년 선제적 구조조정과 강력한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공작 기계 사업부와 한국항공우주(KIA)의 지분을 매각했다.이어 방위산업부문인 두산 DST의 지분을 한화에 매각하는 등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두산은 3조원 이상의 실탄을 마련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지난해 두산밥캣 상장에 성공하며 구조조정을 양호하게 마무리했다. 두산은 지난해 두산밥캣을 상장하며 3000억 원 대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같은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 작업에 힘입어 두산의 전 계열사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다.
㈜두산은 2016년 매출 16조 4107억원, 영업이익 917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매출은 전년보다 2.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3배의 증가를 보였다. 당기순이익 또한 504억원을 보이며 흑자 전환했다.
두산중공업의 매출은 전년보다 4% 감소한 13조 892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912억 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역시 4908억 원의 영업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고 두산 밥캣도 북미 건설 시장의 회복으로 전년 보다 7.4% 늘어난 4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두타면세점의 시간이 실적 개선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두타면세점의 실적은 공시 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면세점 손실이 100억 원대 후반에서 많게는 270억 원 대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두산 4세인 박 회장은 지난해 3월 작은아버지 박용만 전 회장에 이어 그룹의 회장직을 승계했다. 박 회장은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故)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이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