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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탈퇴·후임수장·해체론’ 3중고 어쩌나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7-02-06 18:00

LG·KT에 이어 삼성전자도 탈퇴
쇄신 추진 불구, 해체여론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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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탈퇴·후임수장·해체론’ 3중고 어쩌나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오는 23일 매년 열는 ‘정기총회’를 실시하는 가운데 주요 회원사들의 탈퇴러시와 후임 수장 공백, 꺼지지 않는 해체여론 등의 3중고가 여전하다. 이달 말로 알려진 쇄신안은 외부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받는 등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지만, 전경련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 삼성전자 6일 전경련 탈퇴… 탈퇴 러시 동력 우려

전경련의 위기론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는 핵심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탈퇴원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6일 전경련에 정식으로 탈퇴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미 LG그룹과 KT가 지난해 12월 전경련을 탈퇴한 가운데 3번째 탈퇴 선언이다.

삼성전자의 전경련 탈퇴는 여러 모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전경련에 가입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탈퇴 러시가 예상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탈퇴 의사를 밝힌 그룹들의 탈퇴 행보가 본격화될 수 있어서다. 이미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탈퇴의사를 밝힌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전경련 탈퇴를 고민 중이다. CJ그룹도 손경식닫기손경식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유보의 뜻을 보였지만 탈퇴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들 그룹은 전경련의 회비 절반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전경련의 연간 예산은 약 480억원으로 삼성·현대차·SK·LG·롯데그룹 등 ‘5대 그룹’이 약 200억원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상 삼성그룹이 탈퇴 행보를 시작한 것을 감안할 때 5대 그룹 중 4곳이 탈퇴했거나 탈퇴를 고심 중인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전경련 탈퇴 선언으로 인해 현재 전경련은 침울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물론 전경련 측은 LG그룹 탈퇴와 마찬가지로 ‘회원사들의 탈퇴에 대해서 할 말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탈퇴는 고심 중인 여타 회원사들의 결정에 동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후임 수장 공백, 해체론도 여전

회원사들의 탈퇴 러시 외에도 전경련은 이달 말로 임기가 종료되는 허창수닫기허창수기사 모아보기 회장(GS그룹 회장)의 후임 인사 문제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해체 여론도 부담이다. 허 회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후임 회장도 데려오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없다. 물론 일부 재벌 총수들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 그룹들도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관련 그룹 관계자는 “2017년 들어 그룹 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전경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해 관련 회장직을 맡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비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한 때부터 거세진 ‘해체론’도 점점 더 불씨가 커지는 모양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6일 ‘정부는 전경련에 대해 즉각 설립허가 취소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전경련이 지난해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지원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과거부터 이어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못한 것에 대해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설립목적을 위반하고 공익을 심각하게 훼손한 전경련을 즉각 해체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 관계자는 “전경련이 해체돼야 하는 이유는 정경유착의 고리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게 만들었고, 그간 수많은 개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외부 회계법인에게 쇄신안 컨설팅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지만, 쇄신 보다는 해체가 우선돼야 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경련 해체 시 대기업·중견기업의 소통창구 부재에 대해서 지적이 있지만 이는 대한상의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며 “최근 회원사들도 전경련 활동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해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실련은 오는 7일 11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산업자원통상부에 전경련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실시한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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