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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 빈자리 황각규가 채우나

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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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1-01 21:43 최종수정 : 2017-05-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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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이달 하순경 롯데그룹 인사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재계에서는 황 사장이 롯데월드타워의 완공을 포함한 굵직한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기며 롯데그룹이 ‘포스트 이인원 시대’에 본격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롯데 정책본부는 재계 5위인 롯데 93개 계열사의 컨트롤 역할을 하는 곳으로 그룹의 전반적 살림과 핵심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26일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사망하며 4개월 여 동안 수장 자리가 비어 있던 상태다. 이번 인사에서 황 사장에게 쏠리는 이목이 큰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황 사장은 1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새해 해맞이 및 롯데월드타워 오픈 성공 결의’ 대회에 참석,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대신해 롯데물산과 건설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황 사장은 “롯데월드타워 현장에서 땀과 열정을 쏟은 물산과 건설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롯데월드타워가 성공적으로 오픈 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는 1987년 구상돼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총괄회장과 현 신동빈 회장의 대를 이어 진행된 롯데의 숙원 사업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30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 뒤 타워 아레나광장에서 열린 괴테 동상 제막식에 직접 참석하고, 전망대에 오를 정도로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애착이 깊다.

롯데관계자에 따르면 “괴테 동상은 신격호 총괄회장에 의해 30여 년 전에 시작된 롯데월드타워 건설 프로젝트가 신동빈 롯데회장에 의해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장소에 설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 회장은 검찰 소환을 목전에 둔 지난해 추석에도 3시간가량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해 공사 현장과 롯데월드몰의 영업상황을 점검했다. 구속영장 기각 후, 가장 먼저 했던 일 또한 지인들과 함께 롯데월드타워를 둘러보는 일이었다.

또한 지난 8월 이인원 부회장의 장례 예식 당시, 운구차량이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거친 후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한 바 있다.

때문에 황 사장이 롯데월드타워에서 신년 첫 행보를 시작한 것은 큰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이 올 초 정책본부를 재편하고 대대적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황 사장은 고 이인원 부회장의 자리를 대신할 정책본부 수장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롯데는 93개 롯데 계열사를 유통과 화학·식품·호텔&서비스의 4개 사업 군으로 나누고 부문장을 통해 관리하는 체계로 정비할 예정이다. 아울러 비서실과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 등 7개로 이뤄진 정책본부를 4개 팀으로 축소한다.

당초 황 사장과 함께 '포스트 이인원’후보로 거론되던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은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과 함께 재편될 유통부문장을 놓고 각축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혹은 황 사장에게 그룹 내부의 살림을 맡게하고, 소 사장을 중심으로는 대외협력 조직을 확대하는 등 정책본부를 이분화 하는 경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관 업무와 홍보업무를 총괄하던 대외협력단은 커뮤니케이션실로 바뀔 계획이다.

소 사장은 1977년 롯데쇼핑에 입사했으며 2009년 롯데슈퍼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그는 2014년부터 롯데 정책본부에서 언론 대응을 비롯해 그룹의 인수합병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황 사장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롯데의 최고참 CEO중 한명이었던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의 경우, 지난 6월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돼 구속되며 정책본부의 수장 역할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노 대표는 2006년, 롯데마트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한 PB상품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시판할 당시 롯데마트의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했다.

황 사장은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과 굵직한 각종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신 회장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황 사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으며, 1990년 당시 상무였던 신 회장과 함께 일하며 유창한 일본어 실력 및 기획력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1995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에서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신 회장이 황 사장을 데려갈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보였다. 황 사장은 2011년 롯데정책본부의 국제실 사장을 거쳤으며, 2014년부터 그룹 정책본부의 운영실장을 맡았다.

한편 앞서 11월 황 사장은 대홍기획의 기자간담회에 그룹을 대표해 참석, 롯데의 비전을 직접 설명한 바 있다. 12월에는 롯데은평몰 오픈식에 참여한 뒤 롯데마트와 롯데자산개발, 롯데하이마트 사장단과 함께 매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을 점검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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