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이 오는 29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0.5%,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4.7% 인상한다. 담보 종목별로는 개인용이 0.3~2.9%, 업무용은 0.1~14.9% 오른다. 개인용 자기차량손해 담보는 1%, 업무용 무보험차상해와 자기차량손해는 각각 2.5%, 1.9% 인하했다.
악사손해보험은 보험료 인상 이유에 대해 "손해율실적 반영에 따른 조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390억원)은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829% 증가한 39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손해율(79.07%)은 지난해 상반기(84.36%)보다 개선돼 '불필요한 인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더군다나 지난해 악사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이후 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 등 손보사들도 보험료 인상을 이어가 올해도 보험사들의 '보험료 릴레이 인상'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이 보험상품 설계와 가격 결정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면서 눈에 띄게 일어나고 있다. 소비자에 질 좋은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 거듭되는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료 자율화가 보험사들의 수익 개선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험사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하고 있거나 채널 비중이 온라인에 집중돼 있는 등 대형사보다 상품·채널 비중이 불안정적인 중소형 손보사에게 보험료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보험료 자율화 제도 시행 전 3~4년간 인상 요인이 있어도 올리지 못해 당시 발생한 대규모 적자를 정상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본다"며 "하지만 제도 본 목적인 상품 다양화가 많이 이뤄지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들은 장기 보험·일반 보험으로 자동차보험 적자를 메꿔왔지만, 중소형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감당할 여력이 적어 보험료 인상을 우선적으로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자동차보험은 전국민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중요하고, 보험사간 유사한 상품구조로 보험료 경쟁이 심해 앞으로 큰 폭으로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lej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