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지난달 11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CJ와 SK네트웍스·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AJ네트웍스·유니드 등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인 CVC캐피탈·베인캐피탈·스틱인베스트먼트 등 8곳의 적격인수후보가 참여했다. 본 입찰을 앞두고는 유니드와 스틱인베스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후보자가 7곳으로 줄었다.
이번 인수전에는 유통기업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국내 생활가전 렌탈시장의 전망이 밝은데다 각사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KT경제경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와 생활가전 등 소비재 렌탈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2조 2000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는 16조 9000억 원까지 38% 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정수기와 비데·공기 청정기의 렌탈 시장 규모는 3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2014년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고배를 마신 정지선닫기

현대렌탈케어는 홈쇼핑과 온라인몰·방문판매 등의 유통망을 통해 정수기와 비데 등의 렌탈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동양매직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올 2분기 26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만 보면 안정적인 실적이나,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가 영업적자 72억 원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현대렌탈케어는 사업의 조기정착과 확대를 위해 자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7400억 원으로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CJ는 CJ오쇼핑을 동양매직 인수 주체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내 소형가전과 렌탈상품 부문 매출은 약 20%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CJ도 CJ오쇼핑을 내세워 소형가전의 제조와 렌탈 사업에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CJ오쇼핑이 동양매직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배경은, 지난 8월 사면된 이재현닫기

지난 21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맥도날드 인수의 본 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아직 국내에서 다른 입수합병의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CJ는 동양매직 인수전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CJ는 매각 희망가가 5000억 원 이었던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또한 CJ오쇼핑의 경우, 연간 1000억 원을 웃도는 영업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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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차원에서는 SKT가 사물인터넷을 통한 스마트홈 주방 사업을 확대하거나, SK플래닛의 온라인 채널 11번가와 연계해 비데·정수기의 판로를 확대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2012년 코웨이 인수전에서 적격인수후보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KT렌탈 인수전에 참여하며 렌탈 사업 확대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상시 1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 동원 부문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지난 2014년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이 2800억에 인수했던 동양매직의 지분 100%이다. 동양매직의 매출은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이 인수하기 전인 2013년 3219억 원을 기록했고, 인수 후인 지난해 말에는 3903억으로 급등했다. 영업이익 또한 229억에서 383억으로 증가했다.
동양매직은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에 이은 생활가전 업계 3위로, 국내 직수형 정수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한 최근 불거진 정수기 니켈 검출 논란에 경쟁업체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속한 반면, 동양매직이 포함되지 않은 점 또한 인수전을 가열시켰다는 평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동양매직의 매각 예상가로 6000억 원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CJ와 SK네트웍스·현대백화점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참여하며 인수가가 1조 원대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동양매직은 오는 27일 본 입찰을 앞두고 있으며 새 주인은 이르면 이달 말 결정된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