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측은 “여전히 핵심 쟁점인 유동성 확보방안에 대해선 진전이 없다”며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문구 외에는 처음 제출한 자구안과 달라진 것은 전무하다”며 거부 이유를 밝힌 상황이다.
이번 추가 자구안 사태를 보면서 한가지 확실해진 것은 조양호닫기조양호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뿐이다. 구체적인 자구안 내용이 밝혀지기 전인 지난 24일까지도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위해 사재를 출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현재 그는 경영권 포기를 밝힌 상황으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조 회장의 포기선언은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 사실상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에 대한 조 회장의 지원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업황 및 향후 전망을 비춰볼 때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문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유동성이 불안하다는 점도 한진해운 포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향후 한진그룹의 행보가 한진해운 지원 여부에 달려 있는 가운데 경영정상화에 대한 불확신, 대한항공의 불안정한 유동성 등으로 인한 조 회장의 포기 선언은 일정 부분 수긍이 간다.
그러나 현대상선 지원을 위해 사재까지 출연한 현정은닫기현정은기사 모아보기 현대그룹 회장과의 비교는 불가피하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해운 포기 선언에 따라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두 그룹 회장간 행보는 대비될 수 밖에 없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추가 감자도 단행했다. 조양호 회장의 행보와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한진해운을 포기한다고 해서 한진그룹의 경영 과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1000%가 넘는 부채비율을 가진 대한항공의 불안정한 유동성 및 경영 안정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가운데 한진해운에 대한 사재출연 등을 진행하지 않은 조양호 회장의 행보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