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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취업은 어렵고 퇴직은 쉬워졌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07-04 01:27

상반기 은행 취업 저조, 하반기도 먹구름
지점 폐쇄·희망퇴직 모집, 조직 슬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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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취업은 어렵고 퇴직은 쉬워졌다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상반기 5대 은행 취업자 수가 100명에 불과하지만 퇴직자는 600명에 달하는 등, 은행 취업문은 좁아지고 퇴직문은 넓어지고 있다.

은행원은 높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 혜택으로 선호도가 높은 직업이었지만 들어가기는 어려워지고 나오는 건 쉬워지면서 위상이 변했다는 평을 듣는다. 모바일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점포수는 줄면서 기존 직원들의 직업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은행 인력 슬림화가 진행되고 있기에 앞으로 이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 상반기 100명 채용, 작년 5분의 1수준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 등 5대 대형은행 중에서 올 상반기에 대졸자 일반 채용을 진행한 곳은 신한은행뿐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100명을 뽑았다. 우리은행은 하계 인턴 채용을 진행했지만 채용 전환형은 아니었다. 작년 상반기에 전체 은행권 채용자 수가 488명에 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5분의 1수준이다.

작년 5대 은행은 하반기에 1400여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채용 계획에 관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채용계획을 구체화한 곳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정도다. KB국민은행은 8월 말경 대졸자, 인턴 등 공채를 통해 530명의 대규모 채용이 예정돼 있다. 우리은행은 9월 초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며 채용 규모에 관해서는 8월 이후에나 정해진다고 알려왔다.

◇ 희망퇴직은 증가, 인력 조정하는 은행들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170여명을 내보낸 KB국민은행은 지난 주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 약 1000명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기적인 희망퇴직 신청 접수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연차가 쌓인 직원들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초 363명의 임금피크 대상 인원 가운데 254명을 퇴직시켰다. 신한은행도 올해 초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중 90명이 나가고 KEB하나은행은 상반기에 109명이 희망퇴직했다.

◇ 은행의 미래에는 은행원이 없다

은행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더 이상 은행원이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 뱅크의 발전은 핀테크 혁명까지 이르러 비대면 거래를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단순 입출금을 포함한 은행의 비대면 거래는 전체 거래 중 90%에 달한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국내 은행권 점포는 작년 3월 7356곳에서 1년 만인 올해 3월 7217곳으로 139곳 줄었다.

올해 5대 은행이 비용절감을 위해 문 닫는 점포가 200개가 넘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따라 올해 5대 은행이 축소하는 점포수는 외환위기 후 최대 규모였던 2014년 205개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돌 전망이다. 은행 업무에서 사람이 할 역할이 줄었고, 있을 자리도 사라진 것이다

◇ 가난해진 은행들

국내 은행들은 산업 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수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고민도 가지고 있다. 은행들의 가장 기본적인 수익인 예대마진(NIM)은 10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NIM은 1분기를 기준으로 1.55%로 역대 최저수준이고 지난 6월 9일 기준금리 인하 결정까지 진행되면서 은행권 NIM은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점포당 이자수익도 2012년 120억원에서 2013년 106억원, 지난해 94억원으로 줄었다. 은행의 평균적인 점포 월 임대료는 통상 1700만~2000만원, 월 관리비는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점포 하나 축소 시 절감되는 비용은 연간 약 2억~3억원으로 은행 점포 100개를 줄여도 절감되는 비용은 200억~300억원 수준이다. 은행들은 점포 축소를 통한 비용절감을 넘어 최근 발표된 금융위원회의 ‘은행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통한 은행권이 보유한 지점 공간을 활용한 임대사업을 통한 수익 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 은행의 기존 여력을 갉아먹는 요소도 많다. NH농협은행은 올해만 1조 7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할 예정이다. 상반기 적자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지적된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도 올해 안에 수천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 향후 10년 간 전세계적으로 200만명 감원

씨티그룹은 작년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은행 인력이 향후 10년간 200만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보통신기술의 성장 탓에 2015년 546만명에서 2025년 362만명으로 30%가량 줄어든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은행원 줄이기는 국내 은행만의 상황이 아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현재 상업은행원의 65%는 자동화 전환이 예상되는 업무를 수행 중이며 은행의 인력 감축은 지점 업무 자동화, 모바일뱅킹 활성화 등으로 지점 감소와 은행 조직 슬림화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5월 27일 ‘은행의 글로벌 역량 제고를 위한 간담회’에서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은행들이 ‘제로섬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의 힘겨운 앞길을 예상한 바 있다. 은행산업 구조의 변화로 은행원의 수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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