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에 따라 외국인을 비롯한 채권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고채 금리는 전날에 이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만기가 짧은 단기물 위주로 국채 현물과 선물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10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01%포인트 내린 1.412%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1.521%를 기록,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9일과 10일 외국인 투자자는 이틀에 걸쳐 국내 채권 현물을 600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이틀간 3년 만기 국채 선물 시장에서는 1만7000계약이 순매수됐다.
채권시장은 5월 금통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금통위원 교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금통위으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주열닫기

박현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내려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인하 신호는 나올 수 있다”며 “정부가 구조조정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고, 이주열 총재도 금리결정에 구조조정을 고려할 변수로 언급한 만큼 소수의견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은 더 나아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물시장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현물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2년 이하 단기채권을 8100억원 가량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그동안 만기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중장기 채권을 주로 매수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도래 물량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매수했다는 점에서 종목 교체가 아닌 금리 인하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 선물 시장에서도 3년과 10년물 모두 미결제약정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의견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금통위에 신규 위원이 4명이나 참석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발언을 할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과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인하 의견은 시기상조라는 전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조조정 필요자금 규모가 발표되고 대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가 끝난 후인 7월 즈음에나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며 "5월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이라고 진단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구조조정 여파로 성장이 악화되거나 우량기업의 자금조달에 지장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전제돼야 금리인하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며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앞서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