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지 50위권내 증권사 서너 곳을 저울질하고 있고 곧 인수 후보를 확정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꽤한다. 대우증권, 현대증권 인수에 실패한 한국금융지주가 ‘플랜 B로’ 해외 진출로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김남구닫기김남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사진)이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증권사를 물색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인수합병 기획을 도맡았던 이성원 전략기획실 전무와 KTB투자증권 대표였던 호바트 엡스타인 사외이사가 동행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증권사 대표를 만나는 등 하루 3~4건의 미팅을 소화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지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자들과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출장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하면서도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하는 과정에 미뤄놨던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주말 1분기 실적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현지 출장 성과에 대해서도 그룹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지주는 동남아시아 신흥시장 거점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입해 안착할 경우 성과가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현지 70위권 증권사 EPS를 인수한 후 증자를 통해 설립한 ‘KIS베트남’은 인수 5년만인 지난해 현지 7위권 증권사로 뛰어 올랐다. 유상호닫기유상호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직접 영국에서 유학하던 당시 영국인들이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어떻게 돈을 버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베트남 시장에 적용한 결과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진출이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브로커리지만 하는 틀에 갇혀 있었다면 우리는 현지 증권사 인수를 통해 현지인 대상 신용대출 등 다양한 영업을 통해 뿌리 내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진출 건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베트남의 성공에서 자신감을 얻은 유 사장은 다음 타자는 인도네시아라고 공언해 왔다.
실제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인수도 50위권 밖의 작은 증권사라고 알려졌다. 지난해 주가지수가 12% 하락하는 등 경기가 위축된 현 상황이 기업을 인수하려는 입장에서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또 최근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의 인수전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당분간 국내 대형 증권사는 매물로 나올게 없는 상황이이서 해외 진출의 적기 라는 판단도 했다.
한국금융지주가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에 성공하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5번째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가 된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대우증권·현대증권 등의 인수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지연됐던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시기”라며 “인도네시아 경기가 나빠 매물 가격도 적정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2억5600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노동집약 산업의 글로벌 생산기지다. 2200여개 한국 기업이 투자, 진출해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4.8%로 2010년 이후 해마다 소폭 둔화되는 추세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올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인도네시아 증시 대표지수인 자카르타 종합지수는 올들어 5.4%가량 상승했고 상장 종목은 527개, 시가총액은 약 446조원(5101조 루피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자원이 많이 나는 나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며 “지난 한 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주식시장이 12% 하락하며 오히려 시장에 싸게 진입할 수 있는 기회로, 국내 증권사들의 진출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fntimes.com